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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닌 동상마저 ‘얼굴 절반’ 뜯겼다…“이게 삶이냐, 이건 생존이다” 주민 토로
[AFP=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광장에 있는 블라디미르 레닌 동상은 얼굴 부분이 반쯤 떨어져 나갔다."

미국 CNN 방송은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손에 넣었다고 주장하는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주의 소도시 수자 현지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CNN은 "포탄 파편들이 흩어져 있는 거리에는 시신들이 있었다. 도로에는 총탄 자국이 있는 민간 차량이 늘어서 있었다"며 "현지인들은 공포와 혼란 속에 방공호에 모여있었다"고도 했다.

CNN 취재진은 우크라이나군과 함께 파괴된 국경 초소를 지나 러시아로 건너갔다고 전했다.

수자 지역 거리는 대부분 다니는 사람 없이 비었고, 멀리 보이는 탱크 잔해로 며칠 전 교전의 흔적을 알아볼 수 있었다.

이곳의 한 대형 건물 지하실 출입구 밖에는 "지하실에는 민간인이 있다. 군인은 없다"고 알리는 손으로 쓴 판지가 있었다.

밖에 앉아있던 이나(68) 씨는 지하에 민간인 60명이 있다고 했다.

스타니슬라프 씨는 방공호 생활이 어떠냐는 질문에 "이건 삶이 아니다. 이건 생존"이라고 했다.

어둠 속, 지하의 축축한 곳에는 병약하고, 고립돼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CNN은 보도했다.

한 남성은 "일주일째인데 아무 소식이 없다"며 "우리는 지금 우리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모른다"고 했다.

니나(74) 씨는 약을 구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지만 상점들은 파괴되고 약국들도 문을 닫은 모습이었다.

그는 "내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게 누구 땅인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접경 지역 쿠르스크 지역에서 눈을 가린 러시아 군인을 태운 우크라이나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2022년 러시아로부터 침공을 입은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 러시아 국경 지역인 쿠르스크에 기습 공격을 가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74개 마을을 통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AFP]

러시아는 본토를 기습 공격한 우크라이나의 공세를 밀어내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장에 배치한 병력 일부를 철수시키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에서 쿠르스크로 배치가 전환되는 러시아 병력은 수천명, 적어도 1000명 가량으로 보인다고 CNN은 2명의 고위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 본토 기습 이래 35km를 진격해 서울 면적의 2배 가까운 1150㎢에서 82개 마을을 장악했다고 15일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14일 텔레그램 성명에서 "러시아군은 러시아 연방 영토 침투를 시도하는 우크라이나군을 계속 격퇴하고 있다"고 전했지만, 영토 탈환에는 아직 어려움을 겪는 분위기다.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군사 분석가 캔 카사포글루는 CNN에 우크라이나군이 곧 철수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우크라이나가 장악한 러시아 영토를 계속 지킬 수 있으면 향후 종전 협상 때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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