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이란이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의 대선캠프를 겨냥한 해킹을 시도했다고 의심해 수사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FBI는 12일(현지시간) “우리는 FBI가 이 사안을 수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앞서 일부 미국 언론은 도널드 트럼프 선거캠프가 작성한 부통령 후보 검증 문건을 익명의 인사로부터 전달 받았는데 이와 관련해 트럼프 캠프는 ‘미국에 적대적인 외국 세력’에 해킹 당했다고 지난 10일 밝힌 바 있다.

당시 트럼프 캠프는 해킹이 이란 소행임을 시사했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트럼프 캠프는 해킹당했다고 판단하고서도 이 사실을 FBI에 알리지 않았는데, 이는 트럼프 측이 FBI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다만 이에 앞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9일 보고서에서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관련된 해커들이 지난 6월 고위급 대선 캠프 관계자를 상대로 이메일 피싱을 시도했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번 해킹을 이란의 소행으로 의심하는 분위기가 짙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

WP는 FBI가 이란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캠프 양쪽에서 정보를 탈취하려고 한다고 의심해 지난 6월 수사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에 대한 해킹 시도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가 되기 전에 이뤄졌다. 바이든-해리스 캠프 직원 3명이 피싱 이메일을 받았지만 수사 당국은 해킹 시도가 성공했다는 증거는 포착하지 못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수개월 전부터 이란과 러시아 등 적대국이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고 경고해왔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 선거에 간섭하려는 최근 시도들은 이란 정권에 전혀 새로운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유엔 주재 이란대표부는 AP통신의 질의에 이란은 해킹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