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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6년 만에 5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낸 SK하이닉스가 미국발 악재에 25일 9% 가까운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8.87% 하락한 19만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9.35% 급락하면서 18만9000원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19만원 아래로 내린 것은 지난 6월 5일(18만8800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낙폭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인 2020년 3월 18일(9.08%) 이후 4년4개월여만에 가장 컸다.

SK하이닉스는 이날 개장 전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5조468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손실 2조8821억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SK하이닉스가 5조원대 흑자를 낸 것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2분기(5조5739억원)와 3분기(6조4724억원) 이후 6년 만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eSSD 등 메모리 수요 강세와 D램, 낸드 제품의 가격 상승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16조423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4.8%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보다 10%포인트 상승한 33%였다.

이런 호실적에도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오르기는커녕 곤두박질쳤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HBM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6% 넘게 하락하는 등 AI 및 반도체 종목들이 동반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AI주를 포함한 빅테크 기업들이 연초 이후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주가 부담이 커진 데다 실적시즌을 맞아 이들의 빠른 성장 지속 여부와 수익성 등에 관심이 쏠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실적을 통해 전방산업의 반도체 수요와 업황 가이던스가 견조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오늘 급락은 AI 모멘텀에 대한 펀더멘털 훼손이라기보다는 앞서간 시장의 기대심리 되돌림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폭락에도 "메모리 가격 전망이 예상보다 강하고 내년 시장 상황은 더욱 우호적일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24만원에서 2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