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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 전망대·강변 절벽길...시원하다 여름 단양
평강·온달 애틋한 사랑 온달산성·동굴
만천하스카이워크, 구름 위를 걷는 듯
남한강 암벽 1.2㎞ 잔도길 ‘미니 장가계’
단양 만천하스카이워크

충북에서도 내륙 안쪽에 위치한 단양은 신선이 먹는다는 환약 ‘연단(鍊丹)’과 빛이 골고루 비추는 곳이라는 뜻의 ‘조양(調陽)’이란 말에서 유래했다. 그야말로 ‘선샤인 웰니스 도시’다. 작지만 참 많은 것을 가진 단양은 ‘중부내륙 여행의 꽃’이라 할 만 하다.

이곳은 도담삼봉, 만천하스카이워크, 남한강 유람선과 장회나루, 고수·천동동굴, 소백산, 사인암, 남천·선암계곡, 구인사 등 많은 볼거리를 갖추고 있다. 특히 평강공주와 온달 장군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품은 곳으로 유명하다. 온달은 때로는 요하에서, 때로는 단양에서 고구려 남북끝 최전방을 누비며 나라를 지켜낸 명장이다.

온달이 동화에서는 바보였다가 공주 덕에 성공한 인물로 묘사되지만, 사실 그는 기골이 장대하고 유능한 인재였다. 하지만 중앙아시아계 혼혈이라 인재 등용 기회마다 고배를 마셨다. 사서와 향토학자들에 따르면, 평강공주의 아버지 평원왕(재위 559~590)이 왕권을 위협하는 호족들의 문무 요직 독점을 억제하고, 드넓은 영토 관리 차원의 탕평 인재 등용을 위해 부마 장수로 온달을 발탁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온달은 신라와 전투하다 이곳에서 전사했다. 땅에서 떨어지지 않던 그의 시신은 오랜 시간이 지나 평강공주가 이곳에 와 “죽고 사는 것이 정해졌으니, 이제 그만 돌아갑시다”라며 몸을 쓰다듬자 그제서야 움직였다고 전해진다.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 유물까지 출토된 온달산성은 남한강을 차지하려는 고구려와 신라의 전투가 치열했던 곳이다. 해발 427m 높이에 5~6세기 축조했고 정상을 두른 성벽은 최고 10m, 두께는 4m로 두툼하다. 굽이쳐 흐르는 남한강과 소백산·태화산을 굽어보며 온달과 평강공주의 애틋한 사랑을 떠올린다.

기록에는 온달장군이 아단성(阿旦城)에서 화살을 맞고 전사했다고 한다. ‘단(旦)’자는 ‘차(且)’로 읽을 수도 있어 서울 아차산은 원래 같은 이름의 온달 제2 기지이거나, 온달 사망지로 오인됐을 수도 있다. 사서들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6세기 고구려-신라 접경지는 단양이 맞다.

단양 잔도길

산성 북쪽 아래엔 사극 세트장, 온달동굴 등이 있다. 이곳에서 드랍마 ‘연개소문’, ‘천추태후’, ‘태왕사신기’ 등이 촬영됐다. 현재 배우 임지연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 ‘옥씨부인전’ 제작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세트장 근처 초가집촌 옆에는 온달동굴이 있다. 사계절 온도가 15도 안팎을 유지해 온달의 부대원들이 여름철 교대로 쉬었던 곳이라는 말도 들린다. 약 4억5000만년 전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 이 동굴은 총 길이만 760m이다. 풍혈에 온 듯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신비로운 자태의 종유석을 만날 수 있다.

단양 북동의 온달 유적지 지하에 동굴의 서늘함이 있다면, 단양 남서 아주 높은 곳에는 만학천봉(萬壑千峯·1만개의 골짜기와 1000개의 봉우리)을 굽어보는 전망대의 시원함이 있다. 이 만천하스카이워크의 원형 전망대에 오르면 소백산, 금수산, 월악산, 남한강, 단양읍내 등 산·강·도시의 풍경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다. 구름 위를 걷는 듯 아찔함도 느껴진다. 하늘에 떠 있는 듯한 ‘인생샷’ 연출도 할 수 있다.

이곳의 ‘짚와이어’는 금수산 지맥과 남한강 호반을 배경으로 980m 구간을 시속 50㎞로 하강한다. 알파인코스터는 외딴 숲속 길을 960m 길이의 모노레일로 최대 시속 40㎞로 달린다. 해가 지면 인근 수양개 빛터널에서 조명꽃을 피운 수만송이 미디어아트를 감상하면 되겠다.

다누리아쿠아리움은 민물 생태와 220여 종의 민물 생물을 관찰하는 곳이다. 수중 터널과 대형 수조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남한강 귀족 황쏘가리, 행운을 불러온다는 중국의 최고 보호종 홍룡(아시아아로와나), 아마존 거대어 피라루쿠 등 희귀한 국내외 민물고기를 만난다.

강변 절벽에 만들어놓은 단양 잔도길은 ‘장가계의 미니어처’인 듯 보인다. 강물 위 1.2㎞의 잔도길에서는 남한강 암벽과 푸른 강물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이끼터널·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수양개 빛터널과도 가깝다.

단양=함영훈 기자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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