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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 '에너지 공룡' 지배력 담보로 당겨 쓴 '6778억' 처리법은 [투자360]
SK이노베이션·E&S 합병 동의
미래에셋과 TRS 묶인 SK E&S 지분 10%
차주 SK, 상환보단 재계약 기대
‘합병 SK이노베이션’, TRS 득실은
[SK 제공]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SK그룹이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으로 ‘에너지 공룡’ 출범을 예고했다. 지주회사인 SK㈜는 에너지 사업 중간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의 지배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합병 이전에 SK가 해결해야 할 숙제도 남아 있다. SK가 SK E&S 지분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빌린 자금이 6700억원가량 대기 중이다. SK는 재계약을 기대하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SK의 실제 자금 부담은 '합병 SK이노베이션' 주가에 연동될 전망이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는 미래에셋증권과 체결한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TRS 계약의 기초자산은 SK E&S 지분 10%며 계약 잔액은 6778억원이다.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과 손실은 SK가 책임지고 3개월 마다 약속된 프리미엄을 미래에셋증권에 지급한다. 프리미엄은 변동금리로 약 5% 중반 안팎에서 책정되고 있다.

해당 TRS는 2017년 5년 만기로 체결됐다가 한 차례 효력을 연장해 오는 2027년 11월 SK의 상환일이 도래한다. 미래에셋증권은 SK의 보증을 바탕으로 SK E&S가 발행한 신주 6778억원어치를 인수한 구조다. 해당 자금은 유동화 시장에서 마련하고 있으며 TRS 계약이 유지되는 한 SK E&S 지분 10%의 보유권은 미래에셋증권 몫이다.

물론 미래에셋증권이 SK E&S 지분 확보를 기대하는 거래는 아니다. TRS 계약에 따라 고정수익을 거두고 최종 정산일에 차주로부터 원금을 돌려받는 게 목표다.

차주는 TRS 정산일에 빌린 돈을 한꺼번에 갚기보다는 만기를 연장해 계약을 유지하거나 담보 자산의 기업공개(IPO) 등 유동화를 통해 차입금을 정산하는 게 일반적이다. SK E&S는 최대주주의 TRS 계약으로 인해 그룹 내 차기 IPO 후보군으로 꼽혀 왔다. SK는 현재 SK E&S 지분 90%를 소유하고 있다.

SK그룹 사업 재편 계획[SK 제공]

아직 만기일까지 여유가 있지만 TRS 계약에 변화는 불가피하다. SK E&S가 SK이노베이션에 흡수합병을 통해 법인 해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SK는 19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양사 합병안을 동의한 상태다. 합병 예정일은 오는 11월이다. 합병이 성사되면 TRS 계약의 기초자산 ‘SK E&S 지분 10%’가 사라지는 만큼 SK는 이를 합병 이전에 정리해야 한다.

계약 금액이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합병 비율을 고려하면 TRS의 기초자산은 ‘합병 SK이노베이션’의 주식 약 4%로 변경된다. 합병 이후 SK이노베이션의 주가 방향성을 예측할 수 없어 당장 TRS 계약 변경에 따른 득실은 따져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TRS 정산 시점에 SK이노베이션 주가가 합병가액을 지키지 못하면 하락분을 SK가 메운 다음 투자자에 갚아야 한다. 만약 SK이노베이션 주가가 상향되면 SK가 평가이익이 생긴다.

SK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으나 거래 유지를 위한 재계약을 논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TRS 계약과 별개로 SK의 SK이노베이션 주식 소유 비율은 높아진다. 기존 36.2%에서 합병 신주 취득을 통해 55.9%로 조정될 예정이다. 과반 지분을 소유하는 덕분에 의사결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해지고 에너지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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