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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분기 건보재정 '적자'…전공의 이탈에도 병의원 벌 돈은 다 벌었다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응급의료센터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올해 1분기 건강보험 재정이 당기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보험료로 들어온 수입보다 병의원 등 요양기관에 요양 급여비로 나간 지출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올해 초부터 정부 의대 증원 철회를 요구하며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이탈하면서 일부 대형 수련병원 중심으로 ‘비상 경영’에 들어갔지만, 의료계가 겪은 경영상 충격은 크지 않은 셈이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실이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2024년 건강보험 재정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총수입은 21조7577억원인데 비해 총지출은 22조9298억원으로 당기수지로 1조1721억원의 적자를 보였다. 다만 올해 1분기 누적수지(누적적립금)는 26조8256억원 흑자로 작년 말(27조9977억원)보다는 1조1721억원이 감소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지난 2월 20일 근무지를 이탈한 후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주요 병원들은 경영난을 겪고 있다.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로 진료와 수술이 급감하면서 적자가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병원은 의사를 제외한 간호사, 행정직 등을 대상으로 무급휴가나 희망퇴직 신청도 받는 등 비용을 줄이려 애쓰는 상황이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전공의 이탈로 어려움에 부닥친 수련병원에 건강보험 급여비를 미리 지급해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건보 급여비 선지급은 정산이 완료되기 전 일정 규모의 급여비를 우선 지급하고, 추후 실제 발생한 급여비에서 다시 정산하는 것이다. 올해 1분기 건강보험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 당기수지 적자를 보인 것은 이런 영향도 작용했다. 또, 대형병원보다는 동네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으면서 의료계 전체적으로 그다지 경영 손실을 보지 않은 것도 이유 중 하나다.

다만 올해 1분기 적자에도 건보 당국은 올해 역시 건보 재정이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초 발표한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년)에서 보건복지부는 올해 건강보험료율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소득의 7.09%)에서 동결된 상황에서 의료서비스 제공 대가(수가)가 작년과 같은 수준(1.98%)으로 인상되고, 정부지원금이 12조2000억원 들어온다는 가정 아래 올해 건보재정을 추산했다. 추산에 따르면 올해 건보 총수입은 보험료 수입과 정부 지원 등으로 98조8955억원이다. 반면 요양 급여비와 관리운영비 등 총지출은 96조2553억원에 머물면서 올해 건보재정은 2조6402억원 흑자로 예상된다. 전망대로 건보재정이 흑자를 기록하면 건보 누적 적립금은 30조6379억원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건보재정의 앞날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내년부터 65세 이상 노인이 총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등 저출산·고령화로 복지부 역시 건보재정이 2026년부터 당기수지 적자로 전환해 적자 폭이 갈수록 커지면서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건보 당국은 재정 지속가능성을 높이고자 지속해서 지출 효율화를 추진하고, 적정 보험료율 인상과 국고 지원 확대 등으로 수입 확충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의료서비스의 과잉 공급을 조절하는 등 운영·관리체계도 개선할 방침이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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