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조사를 받기위해 자진 출석하고 있다. 구제역은 구독자 1000만여 명을 보유한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의 과거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또다른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을 협박해 수천만원을 갈취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건이 병합됐다. 수원지검이 수사·기소 중인 사건에 ‘쯔양 협박’ 사건이 더해지면서 혐의가 인정될 경우 형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구제역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해 자신의 휴대전화 등을 증거로 제출하고 “(혐의가) 밝혀질 경우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15일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최순호)는 “유명 먹방 유튜버를 상대로 금품을 갈취한 혐의로 고발된 일명 ‘사이버 렉카’ 유튜버에 대한 사건을 다수 관련 사건 수사·재판이 진행 중인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현재 수원지검은 구제역의 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 등 5건을 수사 중이다. 앞서 수원지검은 서울중앙지검에 사건 이송을 요청한 뒤 “수원지검은 실체를 밝혀 일괄적인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입장문을 배포했다.

‘쯔양 협박 사건’은 익명의 시민의 고발로 서울중앙지검 형사 3부에 배당됐다. 수원지검은 구제역과 관련해 여러 사건을 수사·기소 중인 상태다. 지난달 13일 수원지검은 구제역이 군인 출신 유튜버 이근을 대상으로 명예훼손을 한 혐의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조사를 받기위해 자진 출석하고 있다. 구제역은 구독자 1000만여 명을 보유한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의 과거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세준 기자

구제역은 이밖에도 유명 인터넷 방송BJ가 마약을 투약하고 집단 파티를 벌였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도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제역에 대한 고소·고발이 줄을 잇자 수원지검이 관련 사건을 병합해 한꺼번에 수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구제역은 이날 오후 2시 9분께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했다. 구제역은 약 20여분간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 관련 증거 자료를 제출했다. 구제역은 “휴대전화에 닮긴 자료 일체를 제출했다”고 답했다.

구제역은 쯔양 소속사와 5500만원 상당의 용역 계약을 체결한 사실에 대해 “쯔양측이 리스크 관리 용역을 부탁해서 어쩔 수 없이 계약을 받게 됐다. 쯔양이 전 대표에게 폭행을 당하는 등 과거에 대해서는 쯔양 소속사와 미팅 전까지 알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쯔양측에게서 받은 5500만원은 쯔양측에 직접 전달하거나 원하지 않을 경우 공탁하겠다”고 덧붙였다.

쯔양[유튜브 캡처]

하지만 쯔양측은 구제역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쯔양측 법률대리인 김태연·김기백 변호사는 입장문을 통해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공갈 등에 가담한 자들이 추가로 발견되는 경우 선처없이 적극대응하겠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공갈 사건 당시 쯔양은 이미 심신이 매우 피폐해진 상태였다. 유튜버들의 금원 갈취 행위에 대응할 여력이 없는 철저히 ‘을’의 입장에서 원치 않는 내용의 계약서까지 작성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인물은 본 공갈 사건에 관여한 자로 사건의 본질을 흐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쯔양님의 피해가 사회적 관심사가 됐고, 가해자들은 항상 쯔양이 법적 조치를 쉽게 하지 못하는 점을 악용했다”며 “본 사건마저 넘어가면 장래에 제2, 제3의 쯔양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고민 끝에 고소를 진행하게 됐다”고 했다.

구제역은 쯔양이 고소한 사실에 대해 질문하자 “쯔양님이 어떤 선택을 하든 충분히 이해한다. 통화 녹취가 나왔을 상태는 리스크 관리 상태를 맡은 상황이었다”며 “부끄러운 돈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밝혀질 경우 온전히 책임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