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항의 시위를 하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일부 시민이 관광객들에게 물을 뿌리는 일이 발생했다.

7일(현지시간) BBC,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스페인 바르셀로나 도심 곳곳에선 150개 단체의 3000여명 사람들이 관광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일부 시위대는 유명 식당 테라스에서 식사를 하는 관광객들에게 물총을 쐈다. 이에 손님들이 갑작스러운 물벼락을 피해 자리를 피해는 일도 있었다.

오버투어리즘에 반대하는 마르티 쿠소 바르셀로나 고딕지역 주민 협회 대변인은 "우리는 도시의 경제 모델이 (관광과는)다른, 훨씬 더 공정한 경제를 우선시하기를 바란다"며 "그러기 위해선 관광을 줄여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길가에 나선 시위대들은 "관광객은 집으로 가라. 너희들은 환영받지 못한다", "주민들이 쫓겨나고 있다"는 등 구호를 외쳤다. 일부 무리는 근처 호텔과 식당 테라스를 막기도 했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도시다. 연간 평균 방문객 수는 3200만명 가량이다.

과도한 관광 시설로 주민들이 주거난을 겪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일대 주택들이 대거 관광용 숙소로 바뀌며 지난 10년간 임대료가 68%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지역 주민은 "관광 과잉에 따른 주택 투기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스페인 사람들은 적절한 주택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관광도시 베네치아도 오버투어리즘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베네치아는 최근부터 관광객을 상대로 도시 입장료를 받는 길을 택했다. 베네치아는 이를 위해 구시가지로 이어지는 선착장과 기차역 등에 입장료 부과를 알리는 이탈리아어와 영어 안내판이 QR코드와 함께 곳곳에 설치된 상황이다.

시 당국이 책정한 입장료는 한 사람당 5유로(약 7400원)다.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4시 들어오는 당일 관광객에 한해 부과한다. 입장료를 내지 않았다는 게 적발되면 입장료의 10~60배에 이르는 50~300유로의 과태료 폭탄도 물릴 방침이다. 단 14세 미만 청소년과 장애인, 관광이 목적이 아닌 방문객은 입장료가 면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