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야간 선적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5월 경상수지가 89억달러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다. 한달 만에 흑자 전환일 뿐더러 이 같은 흑자 규모는 32개월만에 최대다.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고 수입이 줄면서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 컸다. 6월에도 경상수지 흑자 확대가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5일 ‘국제수지(잠정)’를 발표하고 5월 경상수지가 89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4월 2억9000만 달러 적자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2021년 9월 95억1000만달러 흑자 이후 역대 최고 흑자액을 달성했다.

수출이 힘을 발휘했다. 5월 수출은 589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1.1% 증가했다. 수입은 502억달러로 1.9% 감소했다. 상품수지 흑자는 이에 87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또한 32개월에 최고치다.

한은은 “철강제품은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었으나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석유제품, 승용차 등은 증가세 지속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반도체 수출액은 5월 115억5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3.0% 증가했다.

계절적 요인이 사라진 것도 작용했다. 4월 33억7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던 본원소득수지가 17억6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서면서 상승세를 견인했다. 4월 본원소득수지는 외국인 배당이 몰리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일시적 적자를 나타냈다. 그러나 5월엔 이러한 요인이 사라지면서 흑자로 전환했다.

반면,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 적자가 계속되면서 흑자로 전환하지 못했다. 5월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이중 여행수지 적자가 8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75억8000만달러 늘어났다. 1개월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우선 직접투자에서 내국인 해외투자가 63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25개월만에 최대 폭 증가다. 외국인 국내투자도 7억9000만달러 늘어났다.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71억억달러 증가하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채권을 중심으로 23억2000만달러 늘었다.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확대하면서 내국인 해외투자가 크게 늘어난 모양새다.

이밖에 파생금융상품은 7억달러 증가했고, 기타투자는 자산이 대출을 중심으로 15억4000만달러 감소하고 부채는 현금 및 예금을 중심으로 3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준비자산은 22억달러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