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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기업 나스닥 상장 뒤엔 삼일PwC ‘글로벌 IPO 전담팀’ 있었다 [투자360]
각국 전문가 한 데 모여…“해외 증시 입성 도우미” 자처
감사부터 공시까지…상장 전후과정 책임진다
아기·예비유니콘도 상장 가능…‘K-산업’ 각광받을 것
(왼쪽부터) 정승원 미국상장기업 감사지원센터 리더(파트너), 김기록 글로벌 IPO 전담팀 리더(파트너) [삼일PwC 제공]

[헤럴드경제=노아름·심아란 기자] 지난달 27일 국내 토종 콘텐츠기업 A사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 데뷔했다. 상장 당일 이날 종가를 적용한 기업가치는 약 27억4000만달러(약 3조8000억원) 상당. 상장 자문을 맡아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삼일PwC ‘글로벌 기업공개(IPO) 전담팀(이하 전담팀)’은 그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전담팀을 이끄는 김기록 파트너는 “여러 기업의 상장을 돕다보니 한국 시간으로 저녁 10시에 시작되어 새벽녘까지 릴레이로 진행되는 콜(화상회의)이 이제는 일상이 됐다”며 웃어보였다. 헤럴드경제는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삼일PwC 본사에서 전담팀을 만나 팀 결성 과정과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들어봤다.

▶국내 회계법인 유일 해외 IPO 자문 트랙레코드 쌓아=대기업 계열뿐만 아니라 아기·예비유니콘 기업 또한 해외 증시에 입성하려는 수요가 커지자 삼일PwC는 전담팀을 이달 2일 새롭게 꾸렸다. 아기유니콘 기업과 예비유니콘 기업은 각각 기업가치 1000억원 미만,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에서 1조원 미만 비상장사를 뜻한다.

삼일PwC 전담팀에서는 미국·영국 출신 외국인 파트너를 비롯해 다양한 국적 및 해외 근무 경력을 갖춘 글로벌 인력 80여명이 기업별 해외 상장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PwC 글로벌본부 내 350명의 인력이 협업해 주요 기업 발굴과 솔루션에 기여한다.

김 파트너가 전담팀을 총괄하고, 정승원 파트너는 미국 감사지원센터를 이끈다. 모두 20여년간 상장 자문을 담당하며 기업공개 자문 업무에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G마켓, 쿠팡 등 굴지의 기업이 이들의 손을 거쳐 해외 증시에 발 들였다.

국내에서 IPO를 추진하려면 우선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은 거래소로부터 세밀한 양적·질적 심사를 받게 되는데 이 점이 해외 시장과 다른 점으로 꼽힌다. 특히 바이오텍 같은 연구개발 기업의 경우 기술성 평가라는 첫 번째 관문도 넘어서야 한다.

정 파트너는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은 최소한의 재무 요건으로 상장이 가능한 경우가 많이 있다”라며 “나스닥에는 자본금이나 지분가치(시가총액) 요건으로 상장 가능한 시장이 있는 등 국내보다 선택지는 넓다”라고 말했다.

물론 해외 상장이 국내 시장의 단순 대체제가 될 수는 없다는 게 정 파트너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바이오 회사로 예를 들면 기술이전 계약이나 외부 기술 평가가 없어도 투자 가치를 인정받는 기업이라면 해외 증시 입성을 추진할 수 있다"라며 "특히 주요 인력이 해외에서 R&D를 진행하거나 투자자나 주요 협력사가 해외에 있는 경우라면 고려해볼 만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 파트너는 "다만 국내 상장 요건 맞추기가 어려워 해외 시장을 선택한 사례라면 IPO가 어려운 것은 국내와 동일하다"라고 덧붙였다.

▶자금조달부터 상장까지 ‘원스톱 서비스’ 제공=김 파트너와 정 파트너는 삼일PwC 유니콘센터에 소속돼 있어 IPO 이전에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펀딩을 지원하는 등 상장과 관련된 모든 절차에서 기업의 수요를 채워주고 있다. 특히 글로벌 IPO 전담팀에서는 미국뿐 아니라 기업들이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적절한 해외 시장을 찾아 상장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김 파트너는 “미국과 인도는 유동성이 풍부해 우호적인 멀티플이 형성돼 있으며 한동안 침체돼 있던 홍콩과 싱가포르 시장도 회복되고 있다”라며 “캐나다와 호주처럼 천연자원 등 산업에 특화돼 있는 마켓 외에는 상장 비용과 적절성을 고려해 최적의 시장을 선택하게끔 기업에게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각국 시장은 폭넓게 열려있다. 지난해 글로벌 IPO 규모는 ▷중국 453억달러(한화 63조원) ▷미국 240억달러(한화 33조원) ▷인도 66억달러(9조원)로 집계됐을 정도로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 각국의 선거 등으로 올해 IPO 창구는 급격한 변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다만 투자자는 여전히 회사의 수익성, 현금창출능력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이기 때문에 관련 수요도 상당하다.

그동안 우량한 대기업 위주로 해외 IPO 사례가 많았으나 최근 중소·중견기업과 벤처캐피탈과 사모펀드의 포트폴리오 기업 역시 해외 상장에 주목하는 추세다.

정 파트너는 “미국은 전 세계 시장의 약 50% 가까이 점유하고 있어 풍부한 유동성이 강점이고 밸류에이션 과정에서 유사기업을 선정할 때 선택지도 넓다”며 “그만큼 밸류의 논리를 만들기에 국내보다 유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 파트너는 “국내 회사를 해외 법인으로 전환할 때 세금 이벤트가 발생해 재무적투자자들의 경우 양도세를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나 납부 기간을 조정하거나 직상장을 통해 세금 부담을 낮추는 등 여러 방향을 택스팀과 협업해 자문한다”라며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홀로 상장하기에 한계가 있다면 여러 회사를 묶어서 시너지를 내는 방법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K-산업, 미국 증시입성 문제없다”=해외 시장에서 국내에서 강점을 가지는 뷰티, 콘텐츠, 컬쳐, 푸드에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어 김 파트너 역시 해당 섹터의 상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 파트너는 국내 특화 산업과 함께 전 세계에서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는 테크, 인공지능(AI), 바이오 분야에 속한 기업들이 해외 증시를 두드리는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담팀과 함께 신설된 미국상장기업 감사지원센터도 삼일PwC만의 특징이다. 그동안 국내 회계법인 중 유일하게 미국 상장사의 감사기준(PCAOB)에 따른 감사 업무를 대부분 수행해 왔다. 감사지원센터 리더인 정 파트너는 "해외 상장 준비 시 힘든 부분 중 하나가 과거 재무제표를 PCAOB에 따라 재감사받는 것이며 이는 상장 후에도 지속된다"라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공시 규정도 고려해야 하므로 규정에 준수하면서 효과적으로 감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한편 삼일PwC는 2003년부터 한국기업의 미국 상장을 이끈 경험을 토대로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상장 전문조직을 꾸렸다. 국내 토종 기업의 미국·싱가포르·홍콩·유럽 IPO 및 해외기업의 한국 코스피·코스닥 상장 업무를 수행해왔다. 이번에 신설된 전담팀은 그간의 경험와 노하우를 응축해 만든 전문 조직이다.

arete@heraldcorp.com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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