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암 투병 중인 손녀가 인공지능(AI)으로 바꾼 자신의 모습(왼쪽)과 실제 암 투병 중인 모습. [웨이보]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중국에서 암 투병 중인 여성이 인공지능(AI)으로 자신의 외모를 바꾼 사진을 만들어 고령의 할머니를 안심시킨 감동적인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동북부 헤이룽장성에 사는 궈장은 독한 항암 치료 탓에 머리카락이 모두 빠졌다. 안색도 창백해지고 눈가도 검어지는 등 외모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한동안 손녀의 사진이나 영상을 받아보지 못한 궈장의 할머니는 걱정하기 시작했다. 궈장은 86세인 고령의 할머니가 손녀의 암 투병 사실을 알게 된다면 충격을 받을 거라고 생각해 자신의 투병 사실을 숨겨왔다고 한다.

결국 궈장은 걱정하는 할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해 AI로 사진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는 병상에 누워 있는 자신의 모습을 활용해 긴 머리를 가진 건강한 여성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사진 속의 궈장은 검은색 자켓에 하늘색 머플러를 두르고, 화장을 한 채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다.

궈장은 이렇게 만들어진 사진을 할머니에게 보낸 뒤 "할머니, 나 예뻐요?"라고 물었고, 할머니는 "내 손녀 정말 예쁘구나. 네가 이렇게 성장한 모습을 보니 기쁘다"고 답했다.

궈장은 자신의 SNS에 해당 사진과 할머니와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이 경험이 AI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AI를 경멸했었다. 얼굴을 바꾸는 애플리케이션(앱)도 혐오스러웠다.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AI는 할머니가 여전히 아름다운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가짜 사진은 젊은이들을 속일 수 없지만, 90세가 다 돼 가는 할머니는 속일 수 있었다"면서 "내가 경멸하던 기술이 할머니를 안심시킬 수 있었다. AI는 정말 우리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궈장의 사연은 중국 SNS를 통해 확산돼 누리꾼의 이목을 끌었다. 누리꾼들은 감동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궈장의 쾌유를 바라는 응원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