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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 급발진” 주장하지만…사고 직전 ‘가속페달 작동’ 기록
경찰, CCTV 분석 결과
보조 브레이크등 미점등도 확인
1일 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 인도에 사고 여파로 파편이 흩어져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9명의 사망자를 낸 시청역 ‘역주행 사고’의 원인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고 차량 운전자는 일단 ‘차량 이상’ 증상인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으나, 급발진이 아니었다는 정황들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차량에 부착된 사고기록장치(EDR) 등을 분석 중인 경찰은 사고 차량 운전자 차모(68)씨가 사고 직전 가속페달(액셀)을 강하게 밟았을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연합뉴스 등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경찰은 차씨가 몰았던 2018년식 제네시스 G80 차량의 EDR 기록을 확보해 자체 분석 작업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고 직전 차씨가 가속페달(액셀)을 강하게 밟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EDR은 차량에 장착된 기록 장치로, 사고 직전 5초간 액셀과 감속페달(브레이크) 등의 작동 상황이 저장된다.

차씨가 브레이크로 착각해 액셀을 밟는 실수를 했거나 고의로 속도를 냈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만약 차씨의 주장대로 급발진이 원인이 됐다면, 차를 세우기 위해 액셀이 아닌 브레이크를 밟았어야 한다.

1일 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대기 중이던 차량 블랙박스에 기록된 사고 상황. [연합]

또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사고 차량이 역주행할 때 보조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레이크등은 다른 장치를 거치지 않고 브레이크와 바로 연결되어, 페달을 밟으면 바로 점등되는 구조다. 보통 브레이크를 밟으면 브레이크등(후미등)과 보조브레이크등이 모두 켜진다.

다만 후미등은 야간 주행 시에도 켜지기 때문에 감속했는지를 보려면 보조브레이크 등의 점등 여부가 중요하다.

그러나 차씨의 차량은 호텔 주차장에서 나와 역주행을 한 뒤 사고로 이어지기까지 보조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차씨의 주장과 배치되는 불리한 정황이다.

경찰은 EDR과 사고 차량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정밀 감식 결과를 받아본 뒤 급발진 여부를 최종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EDR과 브레이크등 기계 자체가 고장 나 실제 주행과 달리 작동했을 가능성도 있다.

국과수 분석에는 통상 1~2개월이 걸리지만,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최대한 빨리 진행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조사 내용과 목격자 진술, CCTV 및 블랙박스 영상과 국과수 감식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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