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로 신상이 폭로된 A씨(오른쪽). [유튜브 '전투토끼', '밀양더글로리' 영상 갈무리]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2004년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이 유튜버에 의해 신상이 폭로되자마자 직장에서 해고됐다.

2일 부산에 위치한 한 기업은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고 "당사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에 해당 직원을 퇴사 처리했다"고 밝혔다. 기업 측은 "앞으로도 더욱 철저한 윤리 경영을 통해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해고된 직원 A씨의 신상은 같은 날 유튜브 채널 '전투토끼'를 통해 폭로됐다.

전투토끼는 A씨에 대해 "밀양 사건의 원흉이자 피해자를 밀양으로 불러낸 제일 악랄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A씨를 향해 "밀양을 탈출해 개명 후 멀쩡한 직장을 다니면서 좋은 집에 두 다리 쭉 뻗고 잘 지내고 있었느냐"고 저격하면서, A씨가 거주하는 아파트 동·호수와 직장명까지 세세히 폭로했다.

A씨에 대한 신상이 폭로되자 해당 기업 홈페이지에는 "범죄자 자르라", "밀양 성폭행 가해자 해고하라", "강간하면 채용에 가산점 있나", "여직원들 괜찮느냐" 등 누리꾼의 비판이 쇄도했다.

A씨가 근무했던 부산의 한 기업이 A씨 논란에 내놓은 입장문. [해당 기업 홈페이지 캡처]

A씨가 살고 있다는 아파트의 부동산 플랫폼에도 방문자가 최대로 몰리며 "미꾸라지 하나가 여럿 피해주고 있다", "조두순보다 더 악랄한 것 같다" 등 비난이 이어졌다.

한편 A씨에 앞서 신상이 폭로된 가해자들 역시 직장에서 줄줄이 쫓겨나거나 퇴사했고, 신상 폭로와 관련해 고소 및 진정이 십여 건 접수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가해자 가운데 한 명은 해당 유튜브 채널을 통해 "차라리 그때 처벌이라도 제대로 받고 사과했다면 피해자분과 국민들의 분노가 조금이나마 덜 하지 않았을까 싶다"며 "평생을 외식 한 번 안 해보고 농사만 지으시다 암 수술하신 부모님께 너무나 송구스럽고 죄스럽다. 용서를 바라지 않는다, 살아가며 또 사죄하며 살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전달했으나 대중의 반응은 차가웠다.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12월 밀양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밀양으로 꾀어내 1년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사건 피의자 10명이 기소되고 20명은 소년부로 송치됐으며 14명은 피해자와의 합의, 고소장 미포함 등을 이유로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