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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CB 총재 “인플레 불확실성 여전, 제로금리 못 돌아가”…이달 금리 동결 시사
라가르드 “경계 늦추면 안 돼…올해 말까지 울퉁불퉁한 길”
벨기에·리투아니아 중앙은행 총재도 7월 동결에 무게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달 6일(현지시간) ECB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다른 ECB 인사들도 추가 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ECB가 이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라가르드 총재는 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 연례 정책 콘퍼런스에서 “우리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경계를 늦추면 안 된다”며 “목표치를 웃도는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지나갔다고 확신할 만큼 충분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견고해 추가 정보를 수집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성장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데이터에 근거해 금리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제조업 상품 물가 상승률이 2% 미만이고, 결국 상품과 서비스 물가 사이에 균형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2%의 서비스 물가 상승률에 도달해야 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우리는 정말로 그 이면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면에는 높은 임금이 있다. 서비스 물가는 노동이 구성하는 부분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6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속보치)은 전년 동월 대비 2.5%로 5월보다 0.1%포인트 둔화했지만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4.1%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적절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올해 말까지 ‘울퉁불퉁한 길’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과거와 같이 ‘제로(0) 금리’ 환경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라가르드 총재가 이달 18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방침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인플레이션 조절에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다른 ECB 인사들도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콘퍼런스에 참석한 피에르 분쉬 벨기에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두 차례 이상 금리를 인하하려면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가 상승률이 2.5%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첫 두 차례 금리 인하는 비교적 수월하겠지만 그 이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추가 인하를 위해서는) 2.5%에서 2%로 둔화한다는 강력한 징후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쉬 총재는 추가 인하 전망에 대해 합리적인 시나리오라고 평가했으나 이번 달 두 번째 인하는 너무 이르다고 내비쳤다.

게디미나스 심쿠스 리투아니아 중앙은행 총재도 올해 금리를 두 차례 추가 인하한다는 가정은 경제가 예측대로 진행된다면 옳은 결정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면서도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사라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ECB의 금리 인하를 유일하게 반대했던 로버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달 29일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CB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4.50%에서 4.25%로 인하했다. 이는 제로 금리 정책을 시작한 2016년 3월 이후 8년 3개월 만의 인하로, 금리 인상을 시작한 2022년 7월 이후 1년 11개월 만의 방향 전환이었다.

애널리스트들은 ECB가 올해 9월과 12월 두 차례 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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