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한 유치원 교사가 벌레 물린 채 등원한 아이 얼굴을 신경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부모에게서 아동학대 신고 협박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벌레 물림으로 학부모가 저를 학대로 신고하겠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유치원 교사 3년 차라고 밝힌 20대 여성 A씨는 "등·하원 시 아이 얼굴은 필수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한 아이가 집에서 얼굴에 아주 작은 벌레를 물린 채 등원했다"며 "살짝 빨간 자국이 있었고 딱지가 앉으려고 하더라. 혹시 아이가 손으로 그 부위를 만질까 봐 세균 번식을 방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손을 씻겼다"고 적었다.

이어 "등원 시 어머니께서 아이 얼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하원할 때 문제가 발생했다"며 "교실을 나가면서 아이가 벌레 물린 자국이 거슬렸는지 손으로 만졌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때 아이 어머니는 정색하면서 A씨에게 "우리 애 진드기 물린 자국 신경 안 쓰셨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A씨는 "등원 시 살짝 빨간 자국 확인했고 딱지가 앉으려고 하길래 세균 번식 방지하려고 아이 손을 주기적으로 씻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 어머니는 "지금 확인 안 하고 있지 않느냐. 교사 맞느냐. 당장 원장 불러오라"고 말했다. 뒤이어 원장에겐 상황을 설명하면서 "이 사람 교사 박탈시켜야 한다" "CCTV 확인해라" "우리 애 신경 안 쓴 것 같은데 그런 모습 보이면 학대로 신고할 것"이라며 했다.

A씨는 "이런 상황이 처음이고 사회초년생이라 머리가 하얘지고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며 "원장님께서 계속 사과하셨고 저도 죄송하다고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지만 '듣기 싫다'며 화를 내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그 어머님은 저 때문에 유치원을 그만둔다고 하더라. 분위기가 싸해졌다. 그래도 원장, 원감님께서 제가 평소에 성실하게 잘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여주셨다"고 했다.

A씨는 "이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하면 좋겠냐. 지금도 교사 생활하고 있는데 정신력도 강한 편이지만 제가 들은 모욕은 잊히지 않는다"며 "주변에서는 돈 받고 일하는 교사 잘못이라더라. 제 과실이냐?"고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신 사과드리고 싶을 정도다’, ‘나도 아이 엄마인데, 제발 그러지 좀 맙시다’, ‘그냥 똥 밟았다고 생각해라’, ‘자책하지 말라’, ‘고소해 봤자 선생님이 더 유리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