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우천시 장소 변경”에 “어느 도시?”…학부모 문해력 지적한 교사 ‘한숨’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한 어린이집 교사가 요즘 학부모들의 문해력을 지적하며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새 아이 부모들 너무 멍청하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9년 차 어린이집 교사라고 소개한 글쓴이 A씨는 “9년 전에 비해 학부모들이 너무 멍청해졌다”며 “저도 그렇게 똑똑하고 학벌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요즘 사람들은 해도 해도 너무한 것 같다. 그런 데다 고집은 세지고 말은 더 안 통한다”고 토로했다.

A씨는 “보통 ‘○○을 금합니다’고 하면 당연히 금지한다는 얘기지 않느냐. 근데 ‘금’이 좋은 건 줄 알고 ‘○○을 하면 제일 좋다’고 알아듣는다”고 했다.

또 “‘우천 시에 ○○으로 장소 변경한다’고 공지하면 ‘우천시’라는 지역에 있는 ○○으로 장소를 바꾸는 거냐고 물어보는 분들도 계신다”고 했다.

A씨는 “섭취, 급여, 일괄 이런 말을 진짜 모를 수가 있냐. 예전엔 이런 거로 연락 오는 부모님이 한 분도 안 계셨는데 요새는 비율이 꽤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어뿐만 아니라 말의 맥락도 파악을 잘 못 한다. ‘OO해도 되지만 하지 않는 것을 권장해 드립니다’라고 했더니 ‘그래서 해도 되냐, 안 되냐’고 문의한 학부모가 네 명이었다”며 “최대한 쉬운말로 풀어내서 공지해도 가끔 이런다”고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다문화 가족 아닐까’, ‘금일이 금요일인 줄 아는 부모도 있다’, ‘받아쓰기도 자기 애 기죽인다고 항의해서 없앤 시대’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앞서 조병영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지난해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수학여행 가정통신문에 '중식 제공'을 보고 '왜 중식을 제공하냐, 우리 아이에게는 한식을 제공해 달라'라고 하더라"며 "'교과서는 도서관의 사서 선생님께 반납하세요'라는 글을 보고 교과서를 사서 반납하는 일도 벌어졌다"고 했다.

조 교수는 "영상으로 정보를 취하고 글을 읽을 일이 없는 거다. 긴 글 읽는 거 어려워하고"라며 "대학교에서도 논문 읽고 공부할 거라고 하면 표정이 안 좋아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부모님들도 아이들에게 글과 책 읽으라고 하지만 가정통신문조차 안 읽는다"고 꼬집었다.

choig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