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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해자들 벌써부터 억울하다고”…이번엔 ‘단역배우 자매 사망’ 가해자 신상공개 파장
[JTBC '탐사코드J'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20년 전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방송 관계자 12명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한 대학원생과 그 동생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한 유튜버가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해당 유튜버는 최근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폭로해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달 30일 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에는 "단역배우 자매 사건 어머니와 연락이 닿아 영상으로 다루는 것을 허락받았다"는 글이 올라왔다. 유튜버는 "어머니는 절대 혼자가 아님을 알려드릴 것을 약속한다"며 "현재 가해자들의 근황을 알고 있는 분들의 제보 메일을 기다린다"고 했다.

해당 유튜버는 피해자 어머니 장 모 씨와 나눈 대화 내역도 공개했는데, 유튜버가 "불쾌하거나 불편하시다면 추호도 다룰 생각이 없고 어머님이 동의하시면 영상으로 다루겠다"고 하자 장씨는 "저는 어제부터 울고 있다. 너무 고맙고 감사드린다는 말씀 외엔 딱히 없다. 동의한다"고 답했다.

나락보관소는 1일 새 글에서 "단역배우 자매 사건의 가해자들이 벌써부터 자신은 억울하다며 메일을 보내고 있다"며 "나도 '아직' 너희들 얘기한 적 없는데 억울하다"고 에둘러 가해자들을 비판했다.

[JTBC '탐사코드J' 방송화면 캡처]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은 지난 2004년 8월 대학원생이던 장씨의 딸 A씨가 친동생 B씨의 권유로 드라마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A씨는 드라마 보조출연 관계자 12명에게서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한 뒤 경찰에 고소했지만, 수사 과정에서 2차 피해와 가해자들의 협박을 받은 끝에 결국 고소를 취하하고 2009년 극단적 선택을 했다.

A씨가 남긴 유서에는 "자살만이 살 길이다. 더 이상 살 이유가 없다", "날 제대로 건드렸어", "낮에 가서 사전답사. 밤에 가능한 한 빨리" 등의 내용들이 적혀있었다.

동생 B씨는 한 달 뒤 A씨를 따라 세상을 등졌고, 피해자의 아버지 역시 두 딸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뇌출혈로 사망했다.

이후 장씨는 1인 시위와 함께 유튜브를 통해 가해자들의 신상을 폭로하는 등 아직까지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장씨는 지난 3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현재까지 가해자들에게 고소당한 게 30건쯤 된다. 일부 가해자는 아예 일손을 놓고 저를 계속 고소하고 있다"며 "악마들의 만행을 공유해달라. 우리 딸들의 유언"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사건은 미투(MeToo) 운동이 확산하던 2018년 재조명받으며 재조사 촉구 여론이 높아졌고 경찰도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를 꾸렸지만, 공소시효 만료 등의 이유로 재수사 착수는 하지 못한 채 종결됐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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