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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노조 왜 이러나” 동력 잃은 파업 또 꺼내…‘그들’만을 위한 투쟁 뭇매 [비즈360]
855명 별도 보상 거부되자 총파업 선언
6월 연차사용 파업에도 생산 차질 없어
총파업 두고 ‘소수 대변 무리한 선택’ 비판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오는 8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했다. 연봉 협상안에 서명을 거부한 조합원 855명에 대한 보상 요구안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파업을 선언했다. 전삼노의 총파업 선택에 삼성 안팎에서는 “일부 강성 조합원만을 위한 무리한 결정”이라며 소수 강경파에 삼성 노조가 휘둘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전날 저녁 9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총파업을 선언했다. 이달 8일부터 10일까지 경기도 화성사업장 정문 앞 도로에서 단체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전삼노는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임금, 무노동 총파업으로 투쟁한다”고 밝혔다.

전삼노가 말하는 요구안은 ▷2024년도 기본 인상률 3.0%를 거부한 855명 조합원에게 더 높은 임금 인상률 적용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 개선 ▷유급휴가 약속 이행 ▷무임금 파업으로 발생한 조합원의 경제적 손실 보상 등이다.

현재 전삼노의 조합원은 2만8397명(6월29일 기준)이다.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000명)의 약 22% 수준이다.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 앞에서 진행 중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트럭 시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홈페이지]

전삼노는 최근 2주에 걸쳐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로 삼성전자 사측과 세 차례에 걸쳐 사후 조정회의를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특히 3차 회의에서 ▷노사 간 임금교섭 최종 타결 전 비조합원에 대한 임금 조정 결과발표 지양 ▷일회성 여가 포인트(50만원) 지급 ▷휴가 의무사용 일수 2일 축소(재충전 휴가 2일 미사용 시 보상) ▷노사 간 상호협력 노력 등의 안이 제시됐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전삼노는 전날 오후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과 처음으로 만나 1시간20분에 걸쳐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도 연봉 협상안 서명을 거부한 조합원 855명에 대한 별도 보상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해당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총파업을 감행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전삼노는 지난달 7일 조합원 단체 연차사용으로 한 차례 파업을 실시했다. 그러나 당시 직원들의 연차 사용률은 지난해 현충일 샌드위치 휴일(2023년 6월 5일)보다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직원들은 연차 사용이 자칫 파업 동참으로 보일 것을 우려해 연차 사용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창사 이래 첫 파업 선언에도 직원들의 참여가 예상보다 저조하면서 우려했던 생산 차질 등의 문제는 불거지지 않았다. 전삼노는 당시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며 동력을 잃은 파업 카드를 한 달 만에 다시 꺼내든 셈이다.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 앞에서 진행 중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버스 시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홈페이지]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에도 실제 총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 수가 우려할 수준에 이르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3차 조정회의에서 나온 중재안마저 거부하고 총파업을 선택한 것에 내부에서도 무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연봉 협상안에 서명하지 않은 조합원 855명만을 위해 보상을 주장하는 것을 두고도 ‘특정 소수세력만을 대변해 대표성을 잃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반도체 사업 전반에 걸쳐 지속되는 부진을 타개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 리스크로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삼노는 지난 1월부터 사측과 교섭을 이어왔지만 6개월째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며 파업 등 단체행동을 강행해왔다. 일각에서는 전삼노가 지난해 8월 확보한 대표교섭노조 지위가 오는 8월이면 끝나기 때문에 파업권이 사라지기 전에 협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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