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국회 운영위원회는 1일 오전 대통령실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열었지만 시작부터 고성이 오가는 소란을 빚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운영위 의사진행 첫 발언자로 나서 대통령실의 업무보고 자료 미제출에 대해 지적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업무보고를 하면 모든 정부기관이 업무보고 자료를 제출하지 않나. 업무 현안에 대한 내용을”이라며 “지금 우리 위원들이 받은 게 어디 있나. 업무보고 관련해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현안 자료라든가 향후 계획에 대한 내용들이 지금 없는 상태에서 지금 미비한 자료를, 미비가 아니다. 아예 자료 제출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이게 지금 업무보고를 한다고 들을 수가 있겠나”라고 역설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 박찬대 국회 운영위원장은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아무런 자료를 준비해 오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고, 정 실장은 “여야 간의 협의가 이루어져서 업무보고로 전환된 것을 사전에 인지할 수가 없었다”고 답했다.

정 실장은 이어 “원래 증인 출석이 되면 업무보고가 생략이 되는 거로 알고 증인 자격으로 나오다보니까 업무현안 보고가 채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며 “언제라도, 오늘 회의 도중에라도 업무 보고 자료를 충실히 준비해서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운영위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번 의사 일정에 관해선 간사 간의 일체 협의가 그동안 없었던 거 아닌가”라며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순서에 관해서 이렇게 얘기하시면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당황스럽다”고 맞받았다.

추 원내대표는 “아시다시피 지금 이 회의가 파행에 의해서 단독으로 되다가 간만에 합의에 의해서 오늘 정상적으로 시작이 됐고 그래서 정상적인 증인 출석이 아닌, 정부 관계자로부터 이제 질답을 듣는 이 시간으로 온 거 아닌가”라며 “회의 진행과 관련해서 업무 현안보고가 뭐다 아니다 이런 이야기는 제가 들은 바도 없고 이 회의가 어떻게 구성이 됐는지는 아직 간사가 정해져 있지 않아서 간사 간의 그런 얘기도 제가 들은 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박찬대 운영위원장은 “대통령실에서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과 관련해서 아무런 준비를 안 했단 것은 사실과 좀 다르다”며 “저희가 업무보고를 대통령실에 요청을 했고 그래서 인권위원회와 대통령실이 업무보고 받아야 되는데, 지금 대통령실에서 아무도 안 나오셨다. 그래서 저희들이 출석을 강제하기 위해서 증인으로 의결하고 그리고 출석하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그러면서 “이 자리에 나와서 앉아계시는 게 목적이 아니고 대통령실이 우리 운영위, 운영위원들한테 업무를 보고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나와 계신 것”이라며 “지금 아무런 준비를 안 하고 나오셨단 거 자체가 국회를 가볍게 여기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좀 든다”고 덧붙였다.

이후 의사 진행 발언에 나선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당에 간사가 선임도 안 되고, 간사 보고 업무보고 협의가 되지 않았느니 그건 무슨 경우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박 위원장을 겨냥해 “그 자리에 앉아 계신 게 바로 협치의 부정 아닌가”라며 “부끄러운 줄 아시라”며 비판했다.

강 의원은 이후 발언을 정리해 달라는 박 위원장의 말에 ‘위원장’ 대신 ‘박찬대 대표’로 호칭하며 “발언권을 줘 놓고 이렇게 중간에 말씀하시는 건 또 뭔가 그게. 이게 지금 대표님이 말씀하는 협치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회의장 내엔 ‘말씀을 정리해 달라’, ‘손가락질 하지 말라’ 등 고성이 오갔고, 강 의원은 “위원장이라는데 아직 못 배웠나”라며 “민주당 이버지는 그렇게 가르치나. 위원 발언하는데 중간 중간에”라고 맹비난했다.

강 의원의 발언에 장내에선 “어디서 삿대질 하고 있어”, “본인이나 잘 하시라” 등의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