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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안싸움’ 번진 與당권경쟁…元·羅·尹 “배신의 정치”-韓 “학폭 가해·탄핵 찬성자” [이런정치]
“3명이 입맞춰 공포마케팅” 역공 나선 韓
元 “탄핵 징검다리 될 특검 발의하려 해”
羅 “좋은 자산이지만 당대표 안 어울려”
尹 “신뢰 없는 당정관계, 제대로 못선다”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나경원 의원(사진 왼쪽부터),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윤상현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연합]

[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집안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레이스 초반 대세를 재확인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상대로 경쟁주자들이 보수진영의 탄핵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배신의 정치’ 프레임을 꺼내들었다. 한 전 위원장은 정치권의 ‘공한증(恐韓症)’을 언급하며 역공에 나섰다. 당락의 열쇠를 쥔 당원 표심이 안갯속에 놓인 가운데 각 주자들의 발언 수위가 고조되는 양상이다.

한 전 위원장은 1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세 분이 입을 맞춘 듯이 시기도 정확하게 맞춰서 일종의 공포 마케팅을 하고 계시다”라며 “진짜 배신은 정권을 잃는 것, 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권을 잃지 않고 승리하기 위해서 뭐가 필요합니까”라며 “변화가 필요하다. 민심에 따르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인터뷰에 앞서 올린 페이스북 게시글에서도 “우리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떠났던 지지자들을 다시 모셔오는 축제의 장이어야 한다”며 “그런데 일부 후보들은 ‘공포 마케팅’에 여념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선거캠프는 전날 정광재 대변인 논평을 통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체제에 대한 공한증(恐韓症)이 정치권에 퍼지고 있다”고 공세를 맞받았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나 의원이 작년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계와 갈등 끝에 불출마를 선언한 것을 언급한 뒤 “그때는 일종의 학폭(학교폭력) 피해자셨는데 지금은 학폭의 가해자 쪽에 서고 계신 것 같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 “제가 알기로는 원 후보를 비롯해서 많은 분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셨다”고 했다. 이어 야권이 처리를 압박하는 채해병 특검과 관련해 “저는 대안을 제시했다”며 “나머지 세 분께 여쭤보겠다. 이거 어떻게 막으실 것이냐”고 반문했다.

주말 사이 원희룡 전 장관과 나경원·윤상현 의원이 자신을 겨냥한 ‘배신의 정치’를 언급하자 본격적인 역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배신의 정치’란 지난 2015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겨냥해 “선거 수단으로 삼아서 당선된 이후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라고 말한 데서 비롯했다. ‘원조 친박’으로 승승장구했던 유 원내대표는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근혜 정부 핵심 공약을 반박하고, 당시 대통령실이 반대한 국회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 처리하며 ‘배신자’로 낙인 찍혔다. 당시 당정갈등은 탄핵으로 이어진 보수 분열의 전조로 평가된다.

경쟁주자들도 물러서지 않았다. 원 전 장관은 같은 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대통령과 당대표가 갈등하면 선거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걸 2016년 새누리당 때 우리 스스로 경험했다”며 배신자 프레임을 다시 꺼냈다. 이날 오전에만 3차례 한 전 위원장을 비판한 그는 “한동훈 후보는 당대표와 대선 후보 자리를 단숨에 거머쥐려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자신을 아끼고 키워준 윤대통령과 차별화도 불사하겠다고 한다. 탄핵의 징검다리가 될 특검도 먼저 발의하겠다고 한다”고 했다.

나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신이 주최한 ‘핵무장 3원칙’ 세미나에서 “한동훈 후보도 굉장히 좋은 자산”이라면서도 “당대표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 자산”이라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의 채해병 특검 찬성 입장과 관련해 “한마디로 민주당 당대표나 할 소리”라며 민주당의 탄핵 전략에 휩쓸릴 위험성을 재차 강조했다. 윤 의원은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져 있는 상태”라며 “신뢰 없는 관계 속에서는 어떤 당정관계도 제대로 설 수 없다”고 했다.

soho0902@heraldcorp.com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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