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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정복 인천시장 취임 2년, 임기 전반기 주요 핵심공약 성과 ‘기대만큼 못미처’
APEC 정상회의·제외동포청 유치 ‘반쪽짜리’ 성과로 남아
핵심공약 1호 뉴홍콩시티·제물포르네상스, 실현 가능성 ‘안갯속’
인천시 산하에 방대한 전담 조직 만들어 인력·예산 낭비만 초래
수도권매립지 종료… 임기 후반기에도 ‘불가항력’ 예상
철도 공약, ‘적신호’… 차질이거나 무산 우려로 ‘비상 상태’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지난 27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민선8기 취임 2주년을 맞아 성과 및 향후 시정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인천시 제공〉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유정복 인천시장의 취임 2년을 맞는 임기 전반기 주요 핵심공약에 대한 성과가 기대만큼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정복 시장의 주요 핵심공약들은 턱걸이 수준에도 못미치는 ‘반쪽짜리’ 성과이거나, 실현 가능성 희박, 차질을 빚거나 무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APEC 정상회의, 겨우 체면 살려… 관련 외교 행사 분산 개최

가장 최근의 일로 유정복 시장은 임기 반환점을 돌기 바로 직전 야심차게 준비해 온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인천 유치를 실패했다.

유 시장은 정부가 개최 도시를 경북 경주시로 발표하자, 다음날 “수용할 수 없다”고 유감을 표시하면서 재검토를 촉구했다.

다행히 개최지는 경주시로 하되, 탈락했던 후보 도시 인천과 제주에서도 APEC 정상회의 관련 외교 행사를 열기로 한 것이다. 비록 ‘반쪽짜리’ 유치이긴 하지만, 유 시장은 겨우 체면을 살렸다.

‘반쪽짜리’ 성과는 또 있다. 취임하면서 부터 미주, 유럽, 아시아 등 수없이 해외를 오가며 반드시 외교부 산하 제외동포청을 인천에 유치해야 한다는 노력끝에 1년 만에 성과를 이뤄냈다.

그러나 재외동포청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본청을 두되, 통합민원실은 서울 광화문에 두는 결과를 낳아 ‘반쪽짜리’ 성과로 빛이 바랬다.

뉴홍콩시티·제물포르네상스 이행 시장 임기 후반기 ‘천지개벽’ 가능할까

유 시장의 핵심공약에 대한 임기 전반기 성과를 돌이켜 볼 때 무엇보다도 가장 치명적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뉴홍콩시티 프로젝트’이다. 유 시장은 2년여 전 지방선거 당시 인천시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핵심공약 1호로 ‘뉴홍콩시티’를 야심작으로 내세웠다.

이 공약의 핵심은 영종과 강화를 중심으로 홍콩을 탈출하는 다국적 기업과 투자자, 국제기구, 금융 및 물류 등의 홍콩의 기능을 인천으로 유치(이전) 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었다.

따라서 홍콩을 떠나는 다국적 기업들은 인천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뉴홍콩시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였지만, 결국 취임 2년이 되는 시점에서 실현 가능성 없는 공약으로 정리됐다.

유 시장은 비판의 여론속에 ‘뉴홍콩시티’의 확장판으로 ‘글로벌 톱텐 시티’로 명칭을 바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지만, 이마저도 그동안 추진되고 있는 여러 프로젝트를 짜집기한 ‘종합세트’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뉴홍콩시티’와 함께 내놓은 핵심공약 ‘제물포르네상스’ 프로젝트 또한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실행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인천 내항과 주변 원도심을 문화·관광·산업 융합 도시로 재탄생시켜 인천을 미래성장 산업과 관광의 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는 ‘제물포르네상스 미래 청사진’의 야심찬 구상을 지난해 말 발표했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인천을 ‘천지개벽(天地開闢)’시키겠다는 유 시장의 대표 핵심공약인 ‘뉴홍콩시티’와 ‘제물포르네상스’의 두 프로젝트는 “후반기 임기 중에 과연 실현될까” 그 가능성을 두고 걱정하는 시민들은 공허함에 사로잡혀 있다.

유 시장은 두 프로젝트 실현을 위해 민선8기 시정부 산하에 황효진 인천시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을 필두로 글로벌도시국에 50명이 넘는 전담인력을 배치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그동안 인력 소비는 물론 예산 낭비까지 초래하는 등 방대한 조직만 키워왔다는 지적이 시민은 물론 공직사회에서 나왔다.

수도권매립지 대체 부지 공모 실패, ‘4자협의체 합의’가 걸림돌… 무산 가능성 더 커져

수도권매립지 논란도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이다.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와 대체매립지 조성은 유 시장의 공약이기도 하다.

유 시장은 민선6기 시정부때도 다를 바 없었지만, 민선8기에도 공약 이행은 불가항력(不可抗力)이라는 여론들이 형성되고 있다. 최근 수도권매립지 대체 부지 3차 공모도 불발로 끝났다. 공모에 응모한 지자체가 한 곳도 없다. 따라서 수도권매립지 종료는 무산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얼마전 지역 정치권에서도 수도권매립지 대체 부지 공모 실패는 10년 전 유 시장이 주도한 ‘수도권매립지 정책 4자협의체 합의’가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유 시장은 대체매립지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 매립지 잔여 부지의 최대 15%를 더 쓸 수 있도록 하는 독소조항을 포함시킨 당사자라고 지역 국회의원들이 주장했다. 지금의 매립지 문제는 서울시와 경기도가 발생지 처리원칙을 지키지 않고 고통을 인천으로 떠넘겼기 때문이라고 의원들은 강조했다.

철도 공약, 비상 상태… 제2공항철도, 20년 넘게 경제타당성 미달

이밖에 철도 공약도 비상등이 켜졌다. 유 시장이 공약한 ▷인천발KTX 적기 개통(국토부와 국가철도공단, 2025년 6월에서 더 연장 계획 검토) ▷인천1호선 송도 8공구 연장(지난 5월 예비타당선조사 대상서 탈락) ▷경강선고속철도 인천역 연장·제2공항철도(지난 5월 경제타당성 미달) ▷서울5호선 검단·강화 연장(인천시와 김포시 간의 노선 연장 구간 갈등) ▷송도트램(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제외) ▷부평연안부두트램(국토부 투자심사위원회서 탈락 상태) ▷영종트램(사전타당성 조사 미실행) 등이 차질을 빚고 있거나 사실상 무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유 시장은 지난 27일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임기 후반기 시정 운영 방향에 대해 수도권매립지 종료에 대해 약속대로 추진하겠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언급은 밝히지 않았다.

유 시장은 이날 경인전철 지하화 추진을 위한 국토부 선도사업 선정, 인천발 KTX의 적기개통, 서울5호선 연장, 인천고등법원·해사법원 설치 등 진행되고 있는 숙원사업들을 약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5월 발표한 글로벌 톱텐 시티 프로젝트의 실행력 확보에 집중하고 제물포르네상스 역시 동인천역 주변 개발사업의 선제적 보상, 조기 착공 등 가시적 성과 창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바이오 특화단지와 인천로봇랜드, 글로벌항공복합단지(MRO) 등 지역 거점별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인천시를 미래산업 친화도시로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F1 그랑프리 인천 유치, 논란속 강행… 시민, 막대한 예산 낭비 초래 반발

현재 추진 중인 F1 인천 그랑프리의 성공적인 유치 전략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지만, 시민들의 반대로 성사 여부는 두고 지켜볼 문제이다.

유 시장은 전반기 2년 동안 대표 성과로 ▷영종·인천대교 통행료 무료화(2023년 10월) ▷24년간 답보 상태였던 공항철도와 서울9호선 직결 합의(2023년 11월) ▷84년 만에 부평 캠프마켓의 시민 품으로 완전한 환원(2023년 12월) ▷50년 만에 지역 단절을 해소할 인천대로 일반화 사업 착공(2023년 5월) 등을 내놓았다.

공약사업 완료율, 지난 2월 기준 23.7% 초과 달성

한편 인천시는 지난 2월 유 시장의 공약사업 완료율이 23.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10대 정책 120대 공약 400개 실천 과제 사업 중 293개 사업이 계획대로 정상 추진되고 있고 95개 사업이 ‘완료’됐거나 ‘이행 후 계속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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