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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학공장 화재에 ‘무방비’ 경찰 투입…경찰, 논란일자 “병원 가보라” 대응
방독장비 없이 근무했다는 경찰 글 논란 일자
경찰 내부 “호흡곤란 있으면 병원 가보라” 대응
경찰 “방진 마스크 지급, 당일 공지한 것” 해명
경찰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화성 공장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내려온 공지. 김용재 기자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경찰이 지난 24일 발생한 화성 배터리 공장 화재 경비에 ‘방독장비도 없이 투입됐다’는 일선 경찰의 불만 제기가 일자 ‘아프면 병원 가보라’는 취지의 대응을 내놔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24일 화성 배터리 공장 화재 당시 경찰은 주요 요인 경비를 위해 화재 현장 인근에 경력을 배치한 바 있다.

27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화성 공장 현장에 출동한 일선 경찰에 “현장을 나간 직원들 가운데 장시간의 화재연기 흡입으로 두통·기침·메스꺼움·호흡곤란 등 평소와 다른 신체반응이 있으면 반드시 이비인후과 또는 호흡기 내과 진료를 받아보라”라는 공지를 내렸다.

이어 “병원에 내원해 의사와 면담할 시에는 ‘화재현장에서 장시간 유독가스 등에 노출되었다’고 반드시 말해야 한다”라며 “기동대의 경우 증상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행정반을 통해 겪고 있는 증상을 보고하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공지는 화성 화재현장에 출동했던 경찰들을 위한 조치지만, 내부에서는 부적절한 지침이라는 날 선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기남부 기동대 소속 한 경사는 “언론보도가 나오지 않았으면 무슨일이 생겨도 걱정도 안했을 사람들이 이제와서 챙기는 척 하는게 웃기다”라며 “병원가라고 뒷북 대응할게 아니라 유독가스 주의하라는 지시부터 왔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화재 현장 인근에서 근무했던 한 순경은 “처음에는 그냥 근무하다가 갑자기 위에서 마스크를 쓰라며 방진 마스크를 전해왔다”라며 “위에서 시키는대로 움직이는 거라지만 현장 출동 경찰을 소모품으로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자신을 경찰기동대 소속 경찰관이라고 밝힌 A씨가 “화성 화재 현장에 나갔던 경찰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이 글에서 “경찰기동대 직원들을 화재연기, 유해물질로 오염된 현장에 효과도 없는 KF94 마스크를 쓰고 들어가라며 사지로 내몰고, 아프면 병원에 가서 진료받아 보라는 무책임한 지휘부는 그저 고위직이 현장 방문하는 것에 (대응하는 데에만)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A씨는 “근무를 시킬 거면 최소한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장비를 지급하고 시켜달라”며 “그저 청장에게 보고하기 위해 직원을 현장으로 내모는 게 현실”이라고 썼다. 이 글은 수백개의 ‘좋아요’를 기록하며 관심을 끌었다.

25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리튬전지 공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토안전연구원,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관리공단 등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합동 감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10시 31분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소재 일차전지 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연합]

경찰은 방진 마스크 등 적절한 장비를 보급했고, 병원 가라는 지시도 화재 당일 내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현장에 출동한 기동대에 방독면을 지참해 현장에 가도록 지시했으나, 화재 공장에서 근무지가 150m가량 떨어져 있는 등 현장 상황상 방독면을 착용하고 근무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라며 “KF94 마스크를 쓰고 근무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저녁시간부터는 방진 마스크를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유독가스로 직원들이 위험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곧바로 사고 당일 ‘병원 가보라’는 공지를 보낸 것”이라며 “아리셀 공장 현장은 유해물질 농도가 기준치 이하이며, 근무하고 있는 기동대는 방진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 시키고 있다”라고 했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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