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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방 “화재발생 15초만에 큰불로… 대피 방향 틀려 인명피해 커”
조선호 소방본부장, 배터리 흰연기 15초만에 ‘큰불’ 확산
“출입구 반대편으로 놀라 이동… 구조 모르는 일용직들 피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4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 업체 화재현장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후 6시 30분 기준 사상자 수는 사망 22명, 중상 2명, 경상 6명이다. 화성=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화성)=박지영 기자·김민지 수습기자] 경기도 화성 소재 1차 배터리 가공 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난 화재는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한 뒤 불과 15초만에 작업장을 가득메울만큼 큰 불로 확산됐다고 소방당국이 밝혔다. 인명 피해가 컸던 이유는 출입구 쪽에서 화재가 발생, 다수 직원들이 출입구 반대방향으로 이동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다수 피해 직원들은 공장구조에 익숙치 않은 일용직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24일 오후 8시 경기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 업체인 아리셀 공장 앞에서 브리핑을 열고 “최초 발화 당시 영상을 확인하니 처음에는 베터리에서 작은 흰 연기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급격히 발화했다”면서 “작업실 공간을 다 뒤덮는데 15초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 발생한 화재로 현재까지 2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1명을 포함한 21명은 외국인이다. 조 본부장은 “당황한 작업자들이 소화기로 초기 대응 시도했는데 리튬 전지이다 보니 소용이 없었던 거 같다”고 덧붙였다. 조 본부장은 “대피를 시도한 분들이 놀라서 다 막혀 있는 안쪽으로 대피했다”면서 “대피하려면 출입문을 나와서 가야하는데 안쪽으로 들어가서 짧은 시간에 유독성 연기 흡입해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 중”이라고 했다.

조 본부장은 “대피 방향이 잘못된 것도 있지만 외국인 근로자가 많아 인명피해가 컸다”면서 “정규직 직원이 아니라 용역회사에서 필요할 때 파견받아 쓰는 일용직이 대부분으로, (이들이) 공장 내부 구조가 익숙치 않았던 점도 피해가 커진 요인이 되지 않았는가 싶다”고 덧붙였다.

현장을 찾은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사망자와 유가족 대책 통합지원센터를 화성 내에 설치해 24시간 운영해 빈틈없도록 하겠다. 사상자 안치 등 지원 절차가 전담으로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외국인 희생자 20명의 장례는 유족 뜻에 따라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외국인 유가족에게 전담 직원 배치, 항공기, 통역서비스까지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또 “수습과 관련해서 원인규명과 재발대책 마련에 만전 기할 것이다. 경기도 내 리튬 관련 업체들을 포함해 도내 에너지 반도체 등 첨단산업과 리튬 배터리 산업장의 문제점을 정밀점검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남부경찰청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건 수사본부는 25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소방당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토안전연구원,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관리공단 등과 함께 합동 감식을 할 예정이다. 감식에는 6개 기관 30여 명이 참석한다.

경찰은 이 사건 수사를 위해 형사기동대 35명, 화성서부경찰서 형사 25명, 과학수사대 35명, 피해자 보호계 25명 등 130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꾸렸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께 화재 현장을 찾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유사 업체에 대한 안전 점검과 재발 방지 대책 수립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또 화재 진압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방관들을 악수로 격려했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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