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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스트 간부는 누구야?”…산업부 첫 투표후 ‘술렁’[세종백블]
베스트 간부명단, 내부 게시판 공지한 반면 워스트 개별통보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운영지원과에서 전화받았어?”, “워스트 간부는 누구야?”

22일 관가에 따르면 처음으로 베스트(최고)·워스트(최악) 간부 투표를 실시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최근 삼삼오오 모이면 최대 화제는 이처럼 워스트 간부 명단이다.

워스트 간부 명단은 내부 게시판에 공지한 베스트 간부 명단과 달리 운영지원과에서 개별 통보하고 장·차관에게 보고돼 소수만 알고 있다. 이로인해 워스트 명단에 대한 호기심이 증폭되고 있다는 것이 내부의 전언이다.

산업부는 지난 10일~14일 본부 실국장 37명과 과팀장 101명을 대상으로 제1회 베스트·워스트 간부 투표를 실시했다. 한 사람이 베스트 실국장과 과팀장 투표에서 각각 2명씩 총 4명을, 워스트 간부 투표에서 각각 2명씩 총 4명을 뽑았다. 투표는 민간업체에 위탁한 후 결과를 운영지원과에서 베스트명단은 내부 게시판에 공지하고 워스트는 해당 간부에 개별통보했다. 워스트 간부는 실장·국장급의 경우 전체 투표 총수의 10% 이상 지목되면, 과장·팀장급에선 5% 이상이면 선정된다.

베스트 실국장급 간부에 노건기 통상교섭실장과 오승철 산업기반실장, 이호현 에너지정책실장이 뽑혔다. 베스트 과팀장에는 강경택 가스산업과장과 김남혁 전력시장과장, 김재은 자원안보정책과장, 박태현 원전환경정책과장, 정재환 운영지원과장이 이름을 올렸다. 5명 중 4명이 에너지정책실 소속이다.

산업부는 기획재정부처럼 노조가 아닌 부처 혁신 태스크포스(TF) 주관으로 베스트·워스트 간부 투표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워스트 명단이 운영지원과와 장차관만 알고 비공개라는 것에 ‘실망스럽다’는 의견과 ‘다행이다’는 목소리도 나오면서 내부가 어수선해 투표의 부작용이 더 크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워스트 명단이 현재는 비공개라도 운영지원과와 장차관이 안다는 점에서 언제가는 알음알음 알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수직적인 관료사회에서 조직 분위기를 해치는 상사의 부당 지시나 행위를 견제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투표인 만큼 워스트 명단을 공개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다른 관계자는 “내부에서 일잘한다고 평가받고 성과를 내는 간부들은 대부분 직원들에게 인기가 없다”면서 “직원들에게 워스트 간부로 뽑히지 않도록 눈치를 보면서 일을 시키는 것이 맞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베스트 간부 투표도 국장급이 1명도 없고 에너지정책실 실과장들이 대부분 선정됐다는 점에서 ‘기울어진 운동장’ 투표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산업부 한 관계자는 “실장들은 손주급인 사무관이하들에게 용돈을 주는 할아버지같은 존재이고 국장들은 엄한 부모님같은 존재다보니 당연히 베스트에 실장들만 선정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백블]은 세종 상주 기자가 정부에서 발표한 정책에 대한 백브리핑(비공식 브리핑)은 물론, 정책의 행간에 담긴 의미, 관가의 뒷이야기를 전하는 연재물입니다.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공무원들의 소소한 소식까지 전함으로써 독자에게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전달합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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