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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SMC 5곳 늘릴 때 삼성은 겨우 1곳 증가” 이것이 대만과 한국의 ‘차이’ [김민지의 칩만사!]
TSMC 파운드리 파트너사 1년새 ‘90→95개’ 확대
삼성 ‘111→112개’로 1개 늘어나는데 그쳐
MDI 얼라이언스 지난해 출범…향후 생태계 확대 여지 충분
2나노 협력 확대·통합 턴키 솔루션 등으로 반격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생태계를 확대하는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SMC가 1년 새 5곳을 늘리는 동안 삼성전자는 1곳 늘어나는데 그쳤다.
‘칩(Chip)만사(萬事)’

마냥 어려울 것 같은 반도체에도 누구나 공감할 ‘세상만사’가 있습니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 주요 국가들의 전쟁터가 된 반도체 시장. 그 안의 말랑말랑한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촌각을 다투는 트렌드 이슈까지, ‘칩만사’가 세상만사 전하듯 쉽게 알려드립니다.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파운드리 사업에서 장기적으로 생태계 확대가 장기적 경쟁력 요소로 꼽히는 가운데, TSMC가 약 1년 동안 5곳의 파트너사를 늘리는 사이 삼성전자는 겨우 1곳을 늘리는 데 그쳤습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메모리와 달리 IP(설계자산), EDA, 디자인하우스, 클라우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든든한 우군을 확보해두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전체 분야를 아우르는 첨단 패키징 생태계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TSMC와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적으로 생태계 지원이 더욱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여전히 대만과 한국의 격차가 작지 않다는 의미로도 해석되고 있습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도 26조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종합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한다고 발표하면서 1조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조성해 유망 팹리스와 소부장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대만을 추격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생태계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1년새 더 강화된 TSMC 생태계

20일 삼성전자와 TSMC의 파운드리 파트너사 개수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111개에서 올해 6월 112개로 1개 늘어났습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7월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SAFE 포럼 2023’에서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IP는 50 → 51개 ▷VDP(가상설계파트너)는 20→21개로 하나씩 늘었고, ▷DSP(디자인솔루션파트너)는 9→8개로 오히려 하나 줄었습니다. EDA와 클라우드 파트너사는 각각 23개, 9개로 1년 전과 변동이 없었습니다.

TSMC의 파운드리 파트너사는 지난해 8월 90곳에서 올 6월 95곳으로 5곳 늘어났습니다. ▷IP 37→39개 ▷클라우드 6→7개 ▷DCP(디자인센터파트너) 25→27개 등 세 분야에서 증가했습니다. EDA와 VCA(밸류체인얼라이언스)는 각각 14개와 8개로 동일했습니다.

파운드리 회사는 팹리스(반도체 설계)로부터 주문을 의뢰 받아 칩을 위탁생산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각 사업 단계를 도와줄 여러 파트너사들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칩의 설계 블록을 제공하는 설계자산(IP)기업 ▷칩 설계를 위한 소프트웨어인 EDA기업 ▷데이터 영역을 지원하는 클라우드기업 ▷칩의 설계와 제작 사이에서 이를 매개하고 돕는 디자인 부문 기업 등입니다. 이들과의 파트너십 전체를 아울러 파운드리 생태계라고 표현합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태계에서 디자인하우스 분야를 담당하는 것이 DSP와 VDP 입니다. DSP는 팹리스와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연결해주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합니다. 파운드리 주문을 맡길 팹리스 고객사를 직접 확보해오거나, 팹리스 기업이 설계한 칩을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정에 맞게 디자인하는 등 꽤나 중추적인 역할을 맡습니다. VDP는 디자인하우스 기능의 일부만을 수행하는 곳으로, 삼성전자가 지시한 특정 프로젝트만을 담당합니다. 일종의 삼성 파운드리의 아웃소싱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TSMC에게는 DCP와 VCA가 디자인하우스 분야를 담당하는 곳입니다.

TSMC[로이터]

전체 생태계 내의 파트너사 개수로 보면 삼성전자 112개, TSMC 95개로 삼성전자가 한발 앞서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확보한 IP 개수는 5000개 내외로, TSMC(약 6만개)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삼성전자의 디자인하우스 파트너사가 주로 국내에 몰려있는 것도 약점으로 꼽힙니다. 디자인하우스는 고객사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주요 국가에 고루 분포해있는 것이 좋습니다.

올 1분기 기준 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61.7%로 독보적입니다. 삼성전자는 11%로 2위를 차지해지만, 격차가 50%포인트가 넘습니다.

TSMC, 첨단 패키징 파트너 1년새 7곳 늘어…삼성, ‘턴키’로 반격

첨단 패키징 부문에서도 TSMC의 기세가 매섭습니다. TSMC는 자체 패키징기술을 표준화하기 위한 ‘3D 패브릭 얼라이언스’를 두고 있습니다. 파트너사는 지난해 8월 16개에서 올해 6월 23개로 대폭 늘었습니다.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여러 개의 칩을 쌓거나 묶는 패키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관련 생태계를 공고히 하는 모습입니다.

TSMC의 ‘3D 패브릭 얼라이언스’ 현황 [TSMC 홈페이지]

삼성전자도 지난해 첨단 패키징 협의체인 MDI(멀티-다이 인테그레이션) 얼라이언스를 출범했습니다. 기존 파운드리 파트너사에 더해 메모리, 패키지 기판, 테스트 분야의 협력을 아우르는 개념입니다.

이달 기준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삼성 MDI 얼라이언스는 총 18개의 파트너사(삼성 제외)로 구성돼 있습니다. 지난해 이후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신규 파트너사 확보 등 업데이트된 소식은 없는 상황입니다.

삼성전자 MDI 얼라이언스 멤버 현황 [삼성전자 파운드리 홈페이지]

다만, 이달 초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삼성 SAFE 포럼’에서 MDI 얼라이언스가 첫 워크숍을 가진 만큼 향후 생태계 확장 여지는 충분합니다. 내달 7일 국내에서 열리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과 ‘SAFE 포럼’에도 여러 파트너사들이 함께 할 예정이어서, MDI 얼라이언스 확대 현황이 공개될 거란 기대도 나옵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메모리·어드밴스드 패키지’ 사업을 장점을 모두 살린 통합 AI 턴키 서비스로 고객사 요구에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MDI 얼라이언스와 함께 2.5차원, 3차원 이종집적 패키지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또한, 최근 2나노 등 초미세 공정으로 협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최근 알파웨이브세미는 삼성전자와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를 발표하며 5나노(SF5), 4나노(SF4), 2나노(SF2) 등 초미세공정 반도체에 필요한 IP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에서 TSMC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승부를 걸고 있습니다. 후면전력공급(BSPDN) 기술을 적용한 2나노 기술 등을 공개하며 초미세공정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 입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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