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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전 고장나면 외딴섬이라도 가야죠” 멀미약 먹고 수리하는 LG의 ‘홍반장’ [난 누구, 여긴 어디]
32년 베테랑 엔지니어 서요신 매니저
12년째 홍도 방문…‘홍반장’으로 불려
접수된 신고는 물론 모든 가전 점검 병행
27년 간 섬마을을 찾아 AS를 담당하고 있는 서요신 LG전자 서비스 매니저 [LG전자 제공]
〈난 누구, 여긴 어디〉

일하는 곳은 달라도 누구나 겪어봤고 들어봤던 당신과 동료들의 이야기. 현재를 살아가는 기업인, 직장인들의 희로애락을 다룹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제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 생각하면 뱃멀미도, 2박 3일의 고된 일정도 끄덕없죠.”

27년 간 섬마을을 찾아 AS를 담당하고 있는 LG전자 베테랑 엔지니어가 있다.

서요신 LG전자 서비스 매니저는 목포 서비스 센터에서 가전제품 출장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목포 서비스 센터는 신안군, 무안군, 강진군, 완도군 등이 관할 구역으로 현재까지 50여 개의 섬에서 서비스를 진행했다. 서 매니저는 신안군과 무안군 도서(島嶼) 지역 출장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올해 32년 경력의 베테랑 엔지니어로, 27년간 섬마을을 찾아 AS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뱃멀미가 심하다. 그러나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약을 먹어가며 1년에 20회 이상 섬마을을 찾는다. 특히 목포 서비스 센터에서 직선거리로 약 115㎞ 떨어진 섬,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에 위치한 홍도를 12년째 방문하고 있다. 그는 마을의 LG전자 제품 수리뿐 아니라 온갖 일을 돕기 때문에 홍도의 ‘홍반장’으로 불린다. 접수된 고장 신고는 물론, 방문한 집의 모든 가전제품 사용에 불편함이 없는지 점검을 병행하고 있다.

홍도는 신안군의 가장 끝자락에 있는 섬으로 배를 타고 3시간을 꼬박 달려 들어가야 한다. 거리가 멀어 1박 2일에서 2박 3일간 머무르며 서비스를 진행한다. 홍도는 경사가 높고 좁은 골목길로 이루어져 차량 이동이 불가하다. 약 20㎏이 넘는 수리 장비와 부품을 직접 들고 고객 집을 방문할 수밖에 없다. 홍도는 2개 구역으로 나뉘어 1구 마을에서 2구 마을을 이동할 때는 배를 이용하거나 산을 넘어야 하는데, 파도가 센 날이면 배가 뜨지 않아 꼬박 1시간 이상 산을 넘어야 한다.

서 매니저는 촉박한 일정으로 이동시간을 줄이고 최대한 많은 집을 방문하기 위해 손목시계를 20~30분마다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첫 홍도를 방문했을 때는 골목마다 집들이 빼곡하게 있다 보니 집을 찾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집을 찾느라 시간이 지체돼 돌아가는 배를 놓칠 뻔한 적도 있다. 현재는 주소와 고객 이름만 봐도 집 모양이 떠오른다.

그는 6~8월 여름철 성수기 앞두고 홍도를 방문한다. 홍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정도로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대표적 관광지다. 주민들이 숙박업이나 식당을 주로 운영한다. 여름에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이 고장 나면 관광객을 맞을 수 없어 주민들 생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리는 물론 사전점검도 진행한다.

서 매니저는 모든 제품을 수리할 수 있도록 기술 역량을 키우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섬을 다녀오면 재방문이 바로 어렵기 때문에 고장 접수된 제품뿐 아니라 갑작스러운 수리 요청에도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신제품 공부는 물론 선후배들의 기술 노하우를 배우며 역량을 높이고 있다.

요즘은 스마트홈 플랫폼 LG 씽큐(LG ThinQ) 앱와 연동되는 AI 가전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앱을 활용한 다양한 편의 기능들을 알려주고 있다. LG 씽큐와 연동되면 밖에서도 가전제품이 어떻게 동작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새로운 기능도 쉽게 추가 가능하다. 고장 상담도 받아볼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쉽고 편리하게 가전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반응이 좋다.

서 매니저는 올해 54세다. 그는 “여전히 몇 시간씩 배를 타야 하는 여정이 고되지만, 체력이 허락하는 한 고향마을 어르신 같은 고객들을 위해 이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LG전자는 ▷복지시설 찾아가는 ‘차타GO 돌봄’ ▷도서(島嶼) 지역 찾아가는 ‘배타GO 돌봄’ ▷집집마다 찾아가는 ‘가가호호 돌봄’ ▷외딴섬도 찾아가는 ‘방방곡곡 돌봄’ 등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곳을 먼저 찾아가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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