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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ITIF 회장, “미국, 첨단기술 파트너십 수요 커…한국 적극적 제안 필요”
한경협, ‘글로벌 첨단기술 선점을 위한 한미협력 세미나’
“미국의 수출 규제, 한국 압박 위한 것 아냐…분명한 중국 겨냥”
김창범(앞줄 왼쪽 세번째)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과 로버트 앳킨슨(네번째) 미국 정보혁신재단(ITIF) 회장을 비롯한 내빈들이 12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첨단기술 선점을 위한 한미협력 세미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경협 제공]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미국 내 첨단 기술 파트너십 수요가 대폭 커지고 있어 한국이 반도체·양자 컴퓨팅·원자력 등에서 적극적으로 협업을 제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글로벌 무역 시장에서 불평등 문제가 있는 중국산 제품 관련 여러 국가가 힘을 합쳐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와 테크앤트레이드연구원이 12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글로벌 첨단기술 선점을 위한 한미협력 세미나’에서 로버트 앳킨슨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회장은 “미국의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한국의 우수한 기업들이 미국의 핵심 파트너로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고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다”며 “한국의 경우 전자분야에서 제조 능력이 상당히 탁월하고, 미국은 소프트웨어에서 탁월하기 때문에 이 둘을 어떻게 결합할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앳킨슨 회장은 양국간 상호 윈윈이 가능한 분야로 반도체, 양자컴퓨팅 등을 꼽았다. 이외에도 양국간 기술협력이 유망한 분야로 스마트 시티, 로봇, 원자력, 조선, 스마트 제조 분야를 제시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지금 미국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파트너십에 대한 수요가 있으며, 미국은 한국이 성공하길 원한다”며 “한국에서 적극적으로 실천 가능한 협업 전략을 제안해준다면 미국에서는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수출규제 등이 한국에 압박을 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을 겨냥해 공동으로 조치를 취하고자 함이라고도 강조했다.

앳킨슨 회장은 경제 NATO(나토)를 구성해야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최근에 미국 행정부에 산업 섹터별 82가지의 실행 계획을 제안했다”며 “예를 들어 중국 정부가 막대한 보조금을 주고 있는 OLED 디스플레이 탑재 제품에 대해 무역구조에서 미국, 한국, 일본 등 협력국들이 함께 힘을 모아 제재를 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앳킨슨 미국 정보혁신재단(ITIF) 회장이 12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첨단기술 선점을 위한 한미협력 세미나'에 참석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한경협 제공]

앳킨슨 회장은 바이든 집권시의 제2기 핵심 정책기조를 ‘녹색 재분배(Green Redistribution)’로 정의하고 주요 대외정책으로는 ▷현행 관세 수준 유지 ▷수출통제조치 확대, ▷무역 확대를 위한 별도의 조치 없음 등으로 전망했다.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 첨단 기술 통제 등과 미국 내 투자에 대한 세제혜택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고 내다봤다.

트럼프 집권시의 제2기 핵심 정책기조는 국익 수호 중심의 ‘작은정부 보호주의(Small Government Protectionism)’로 정의했다. 주요 대외정책으로는 ▷동맹국에 대해서도 예외 없는 관세 상향 조정, ▷약달러 정책, ▷외국기업의 미국내 M&A 등 대미투자 감시 강화(기술유출 방지 목적), ▷수출 통제 및 댖 FDI 통제, ▷반도체 추가지원 부재, ▷IRA 보조금 제한 등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후 ‘한미 바이오 사이언스 협력’ 세션의 주제발표를 진행한 스티븐 엣젤 정보혁신재단(ITIF) 부대표는 한국이 높은 바이오산업 잠재력을 보유했음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주요 정책 전망 [한경협 제공]

한국은 2022년 기준 개발 단계에 있는 임상 전 의약품이 미국, 중국, 영국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많고, 과거 10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바이오기술 논문 순위주에서도 중국, 미국에 이은 세계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보혁신재단(ITIF)이 개발한 해밀턴 지표에 따르면 한국은 2023년 10개 선진산업 중 제약 분야의 성과가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엣젤 부대표는 한미 간 다양한 공동 R&D 이니셔티브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특히 중국과 인도가 과점하고 있는 원료의약품에 대해 한미 공동 개발을 통해 의존도를 해소하고 프렌드쇼어링을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좌장을 맡은 김준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한국 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위해 ▷연구개발(R&D) 및 인프라 투자 확대, ▷미국의 규제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신속한 신약 승인 절차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디지털 헬스케어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하지만 미국 대비 신약 규제가 과도하고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현저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미 AI 협력’ 세션의 주제발표를 맡은 송치웅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미가 글로벌 AI R&D의 주축이 돼 주요 우호국들을 모은 ‘AI 다자 연구센터(MAIRI: Multilateral AI Research Institute)’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2022년 기준 전세계 AI 연구자료 발표 건수는 미국이 1위(1811건), 한국이 2위(890건)다. 누적 AI 특허 개수(2015~2022년)의 경우에도 미국이 1위(9292건), 한국이 2위(7380건)일 정도로 양국이 AI 연구의 글로벌 최정상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스탠포드대학 연구에 다르면 국내 AI 투자와 특허수는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AI 바탕 기술인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은 지난해 한 건도 없었다”며 “2020년 한국의 AI 인재 수는 전세계 전문인력 47만8000여 명 중 0.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2022년 매출 기준 세계 톱 50 제약사 중 한국 기업은 0개로, 글로벌 바이오 기업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원천기술에 강점이 있는 미국과 첨단 제조분야 생산기술에 강점이 있는 한국이 신기술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면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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