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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 ‘이례적’ 1박2일 경영전략회의…‘SKMS’로 위기 정면돌파
28~29일 이천 SKMS연구소서 경영전략회의
SK 경영진 총출동…‘1박2일’ 회의, 위기감 반영
SKMS 기본정신·사업재편 ‘리밸런싱’ 방향성 제시
서울 중구 SK서린사옥 [SK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SK그룹이 오는 28~29일 이틀간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를 열고 대내외적 위기극복 방안 모색에 나선다. SK그룹 최고경영진들은 이 자리에서 그룹 고유의 경영철학 ‘SKMS(SK Management System)’의 내실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등 ‘리밸런싱’ 방향성에 대해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특히, SK그룹이 경영전략회의를 1박2일에 걸쳐 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부진 장기화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 항소심 판결 등 그룹 안팎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고조된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28일과 29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하는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다.

경영전략회의는 8월 이천포럼, 10월 CEO세미나와 함께 SK그룹 최고경영진이 모여 전략을 논의하는 핵심 연례행사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 관계자는 “(경영전략회의가) 1박2일로 열리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며 “SKMS에 대한 부분, 사업 포트폴리오 방향성 등 논의해야 할 주제들이 많다 보니 하루 만에 충분히 논의되기 어려워 물리적으로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SV 리더스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있다. [SK그룹 제공]

무엇보다 이번 회의 최대 화두는 SKMS 기본정신 실천과 확산, 그룹 내 사업구조 재편을 포함한 중장기 전략 등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고강도 사업구조 쇄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SK의 근본 DNA인 SKMS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초심으로 돌아가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차원이다. 최창원 의장 역시 그간 지속적으로 SKMS 회복에 대한 부분을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SKMS는 고(故)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지난 1979년 처음 정립한 SK그룹 고유의 경영관리체계이자 철학이다. 지난 40여년 동안 변화하는 경영환경과 사회적 요구에 맞게 개정돼왔다. 그룹 최고 협의체인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의 이름도 이 과정에서 나왔다.

이번 회의를 앞두고 당초 ‘확대경영회의’였던 회의 명칭을 경영전략회의로 바꾼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SKMS를 근간으로 그룹 쇄신을 위해 보다 구체적인 경영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SKMS는 구성원들을 결집시키는 힘이자 SK의 DNA인데, 간과 되는 경우가 많아 최 의장이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며 “반도체, 배터리 등 신규 인력들이 늘어나며 SK가족이 됐는데 SKMS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보니 통합이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했다.

최근 SK그룹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SKMS 실천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키도 했다. 해당 조사는 SKMS를 내부적으로 얼마나 중요하게 인식하고 실천하고 있는지 묻는 형태로 진행됐다. 조사에 참여한 1만5000여명 이상의 임직원들은 ‘리더와 임직원이 SKMS를 바탕으로 사내에서 소통하려는 노력이 가장 필요하다’는 취지로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이 지난해 6월1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3 확대경영회의’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SK그룹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사업구조 재편에 대한 방향성도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캐즘(chasm, 일시적 수요정체)으로 부진에 허덕이는 배터리 자회사 SK온과 에너지분야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 계열의 에너지 계열사에 대한 재조정 작업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SK그룹은 최 회장의 친동생인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으로 이동하며 그룹 차원의 에너지사업 정상화의 총대를 멨다. SK이노베이션에 오너가(家) 경영인이 선임된 것은 최 회장 이후 처음으로, 10년만에 ‘오너 책임경영’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그룹의 핵심인 에너지사업에 보다 힘을 싣는 동시에 적자 행진을 지속 중인 ‘SK온 살리기’에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의지라는 분석도 있다. 그룹 안팎에서는 SK온과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를 합병한 뒤 기업공개(IPO)하는 방안, 이차전지 분리막 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최 부회장이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등기이사 선임을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 회장은 지난 2014년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및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이후 ‘미등기임원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을 계기로 부상한 ‘지배구조 리스크’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지 주목된다.

SK그룹은 그간 해당 소송건에 대해 최 회장 개인차원의 일이라며 거리를 둬왔으나, 항소심 판결이 그룹의 가치와 역사를 심각하게 훼손한 만큼 그룹 차원의 대책 논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은 상태다. 또, 1조3808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고 재산 분할액이 향후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를 뒤흔들 가능성도 존재하는 만큼 이번 회의에서 직·간접적인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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