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럭셔리 경험’ 체질 바꾸는 백화점…“오프라인 승부수”
신세계 강남 ‘하우스오브신세계’ 개장
롯데·현대도 초프리미엄 식품관 열어
온라인 없는 고급·차별화 경험 ‘사활’
신세계백화점이 10월 문을 연 강남점 내 하우스오브신세계 중앙 아트리움 공간. 호텔급 서비스를 입힌 새로운 공간을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초프리미엄, 뉴 프리미엄, 호텔급 F&B(식음료 공간)…. 백화점 식품관의 수식어가 날로 화려해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의 성장 속 고객 발걸음을 잡기 위해 백화점들이 식품관 고급화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에서만 누릴 수 있는 럭셔리 경험을 통해 승부수를 띄우는 유통업계의 F&B 콘텐츠 경쟁은 심화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10일 강남점에 호텔급 F&B을 내세운 하우스오브신세계를 연다. 기존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의 자리에 7273㎡(2200평) 규모로 들어서는 이 공간은 12개 고급 레스토랑으로 구성된 하이엔드 푸드홀과 5000여 병의 술을 모은 파인와인(fine wine) 전문관이 핵심이다.

푸드홀에는 2대가 함께 운영하는 강남 최고(最古) 한국식 스시집인 ‘김수사’ 2호점, 1932년부터 4대째 이어져 오는 도쿄 최고의 장어덮밥(히츠마부시) 전문점 ‘우나기 4대째 키쿠카와’ 한국 최초 매장 등이 입점한다. 신세계가 직영하는 모던 한식 다이닝 ‘자주한상’, 중국 지역별 특색 요리를 한국식으로 해석한 미가훠궈(7월오픈)도 만날 수 있다.

푸드홀에는 2대가 함께 운영하는 강남 최고(最古) 한국식 스시집인 ‘김수사’ 2호점이 들어섰다. 1호점 이후 38년 만이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은 진입로와 조명을 활용한 내부 인테리어 등을 통해 식품관 입장 자체에서부터 감각적인 취향을 가진 집에 초대받은 느낌이 들도록 공간을 설계했다. 50~400룩스 사이에서 조도를 조절해 시간대별로 달라지는 채광의 흐름을 선사한다.

여기에 산지와 카테고리별로 와인과 스피릿츠를 모은 저장고 콘셉트의 ‘와인셀라’를 선보인다. VIP를 위한 프리미엄 셀라에는 희소 와인과 숙성 빈티지가 있다. 셀라에서 구입한 와인을 미식과 함께하는 ‘프라이빗 다이닝룸(PDR)’과 세계적인 생산자의 와인 클래스를 위한 ‘러닝 랩’도 마련해, 술을 즐기는 고급 경험을 제공한다.

태국 방콕의 최대 복합쇼핑몰 아이콘시암의 내부 천장에 화려한 조형물이 전시돼 있다. 김희량 기자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유통업계의 노력은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태국 방콕 최대의 복합쇼핑몰 아이콘시암이 대표적이다. 다른 지역이나 매장에서 찾아볼 수 없는, 현지 시장 콘셉트의 ‘쑥시암’을 비롯해 7개의 다이닝 전문 공간이 마련돼 있다. 곳곳에 배치한 조각 작품들과, 반 고흐전 등 예술 전시 공간 등이 ‘시간을 보내야 할 이유’를 증명한다.

롯데백화점 역시 리뉴얼을 통해 강화된 식품관을 선보이고 있다. 1만1500㎡(약 3500평) 규모의 인천점 푸드 에비뉴에는 프리미엄 식료품점인 ‘레피세리(Lépicerie)’와 세계 2000여 종 와인을 한자리에 모은 ‘엘비노(L Vino)’를 핵심 공간으로 꾸렸다. 롯데백화점 수원점에는 미식 집합소라 불릴 수 있는 프리미엄 푸드홀 ‘다이닝 에비뉴’을 열었다.

백화점은 기존 지역에서 처음으로 유명 F&B 매장을 입점시키거나 해외 브랜드를 가져오는 등 차별화 전략에도 적극적이다. 신세계는 올해 2월 한국 최대 규모의 디저트전문관인 스위트파크를 열며 가리게트, 비스퀴테리 M.O, 피에르 마르콜리니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를 데려와 주목을 받았다. 주문한 음식을 직접 테이블로 가져다주는 테이블 딜리버리 서비스도 이제는 백화점 식품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롯데몰 수원점과 현대백화점 본점에서는 일부 좌석 테이블에 진동벨을 올려 두면 직원이 음식을 가져다주고 이후 식기를 정리해 준다.

태국 방콕의 최대 쇼핑몰 아이콘시암 내 식품관 중 일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함께 지상층에서 카페, 식당 등 '더 베란다' 존이 운영 중이다. 김희량 기자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지난해 7월, 18년 만의 식품관 리뉴얼을 진행한 후 신개념 다이닝홀 ‘가스트로 테이블’(Gastro Table)을 열었다. 미슐랭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산다이’ 문승주 셰프의 일식 브랜드 ‘마키 산다이’, 정호영 셰프의 샤브샤브·스키야키 전문점 ‘샤브카덴’이 처음 입점해 화제가 됐다. 당시 공간 디자인에는 일본 신주쿠역사 인테리어를 담당했던 건축사무소 ‘시나토’, 정구호 디자이너 등이 참여했다.

현대백화점은 본점에 이어 중동점 식품관 또한 20년 만에 전면 재단장에 나서고 있다. 4월에 선개장한 푸드 파크에는 인천 부평 일본식 베이커리 ‘에키노마에’, 대만 프롯티 음료 ‘드링크스토어’ 등 유명 F&B 브랜드의 백화점 1호점을 입점시켰다. 매장 곳곳에는 식물과 나무 등을 배치하는 플랜테리어에도 신경을 써 미식과 힐링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했다.

hop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