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마트 초저가 상품’ vs ‘비싸도 원하는 것’...美 고물가 속 ‘소비양극화’
식료품·샴푸·치약 등 생필품은 ‘싸게’
생필품 아닌 제품엔 고가여도 ‘가치 소비’ 중시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의 슈퍼마켓에서 한 여성이 진열된 상품을 보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고물가 속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식료품과 샴푸, 화장지 등 생필품을 더 싸게 사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반면 원하는 물건에 기꺼이 값을 치르겠다는 ‘가치 소비’ 트렌드도 확산하고 있다. 이에 대형 할인마트와 고가의 의류브랜드 실적이 모두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CNN은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이 필수품 구매는 가능한 한 저렴하게 구매하면서도 이외의 제품들에는 가격이 비싸도 원하는 물건을 구매하려는 ‘가치 소비’를 중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유통업계의 1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월마트와 코스트코와 같은 대형할인마트들이 호실적을 냈다. 월마트는 식료품과 샴푸, 치약 등 생활필수품에 대한 할인행사를 진행하면서 매출이 지난 분기 대비 3.8% 증가했다고 밝혔다.

저가형 제품 유통 아울렛 매장인 올리즈 바겐 아울렛과 코스트코도 1분기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수품 소비는 더욱 저렴하게 구매하는 반면, 생필품이 아닌 제품은 고가에도 구매가 이어지며 소비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CNN은 미국인들이 여전히 선택적으로 소비를 하고 있다며, 가치 소비를 중시한다고 분석했다.

분석회사 글로벌데이터의 닐 손더스 소매 담당 이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가치는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단어”라며 “그러나 가치 소비가 단지 최저가 제품을 찾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정말로 구매하기를 원하는 제품을 찾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소비자들은 유행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위로 구매하기보다는 고가이더라도 트렌드에 맞는 양질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류업체 아베크롬비앤피치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늘어난 10억2000만달러(약 1조4000억원)로 7분기 연속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는 유행에 맞는 와이드 팬츠 등 유행에 민감한 젊은 고객들의 니즈를 정확히 맞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베크롬비는 Z세대가 선호하는 홀리스터 브랜드의 카테고리를 도입했으며, 웨딩 아이템이나 잠옷과 같은 수익성이 좋은 분야에 새롭게 진출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수백 달러짜리 주방용품인 르크루제의 더치오븐과 4000달러짜리 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판매하는 윌리엄스소노마도 1분기 매출이 증가했다.

로라 앨버 윌리엄스소노마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실적 발표를 두고 “러브쉑팬시와 릴리 퓰리처와 같은 파트너들과의 최근 콜라보가 관련 패션 및 홈 데코 트렌드를 잘 반영했고 이는 매출을 증가시키고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였다”고 말했다.

올드네이비, 갭, 바나나리퍼블릭, 아틀레타 모두 동일 점포 매출 성장세가 고르게 관측됐다. 지난해 8월 취임한 리차드 딕슨 갭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기본에 충실한 양질의 제품에 초점을 맞춘 것이 매출 성장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앤 해서웨이가 지난달 이탈리아 불가리 행사에 참여해 입은 갭의 화이트 셔츠 드레스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입소문이 났으며 3시간 만에 한정수량이 매진됐다고 딕슨 CEO는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의 잭 스탬보르 수석분석가는 “소비자들은 가격만이 아니라 그 가격에 대해 기대하는 제품의 품질에 주목하고 있다”며 “그중 상당 부분이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그것이 낮은 가격의 제품을 산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CNN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어 그는 “소비자들은 애버크롬비의 잘 만들어진 드레스와 스위트그린의 건강한 샐러드에서 가치를 발견한다면 기꺼이 소비할 용의가 있다”고 부연했다.

mokiya@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