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의 한 단독주택. [부동산360 영상 갈무리]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최근 경매시장에서 수도권 아파트 위주로 경쟁률과 낙찰가율이 오르고 있지만, 단독주택 등 비아파트는 유찰을 반복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고급 주거단지로 조성된 타운하우스 물건 중 지은 지 몇년 되지 않은 데다, 임차인 보증금 인수 문제가 없는데도 최저 입찰가가 뚝 떨어진 사례가 나왔다.

6일 부동산 경·공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오는 10일 경기도 평택 소재 한 단독주택에 대한 임의경매가 진행된다. 토지 면적은 350㎡(약 106평)에 건물 면적은 2개 층 총 274㎡(약 83평) 규모의 물건이다. 이 물건의 최초 감정가는 약 6억9247만원이었다. 그러나 지난 3월, 4월 경매에서 유찰이 이어지며 다음 경매에서는 최저 입찰가가 감정가의 49%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물건은 타운하우스 단지 중 한 가구로, 건축물 현황을 보면 2017년 12월 말에 사용승인 일자를 받았다. 회색 철근콘크리트 주택이며 방 3개에 욕실 2개, 드레스실 2개, 정원과 울타리 등도 갖춘 것으로 확인된다. 벙커 주차장, 옥외에 각각 1대씩 주차도 가능하다.

주변은 전원주택, 농가주택, 농경지 등이 있다. 차량 진출입이 가능하며 인근에 버스정류장이나 제반 대중교통도 있다. 주변 교통환경은 42번 국도, 오성IC를 이용할 수 있다. 해당 지자체 공사 계획에 따르면 물건 인근에서는 올해 8월까지 청북IC-요당IC 도로확장공사, 9월까지는 평택-오산 도로확장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부동산360 영상 갈무리]

이 물건은 특히 권리분석상의 하자나 매각 후 인수사항이 없는 깨끗한 권리관계가 장점이다. 구체적으로 말소기준등기보다 우선하는 채권이 없고, 말소기준 권리 이후 채권들은 낙찰 후 모두 소멸될 것으로 보인다. 전입세대를 열람하면 임차인이 등재돼 있지만, 후순위 임차인이기에 인수할 보증금은 없다. 권리관계 문제 등으로 낙찰이 반복된 것은 아니란 얘기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해당 물건은 보증금 문제 등으로 유찰된 게 아니라, 시장 분위기상 두 번 가량 유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이 오랫동안 침체된 가운데, 경매 시장도 이런 영향을 받아 유찰이 두어 차례 반복되는 것은 통상적인 분위기란 설명이다.

아무래도 아파트보다 환금성과 투자 수요가 낮은 비아파트의 경우, 상대적으로 낙찰이 수월하지 않다. 실제로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4월 경매에 나온 경기도 단독주택은 119건 중 37건만 낙찰되며 매각율이 31.1%에 그쳤다. 반면 4월 경매에 나온 경기 아파트는 626건 중 304건이 매수자를 찾으며 매각율이 48.56%로 훨씬 높았다.

이런 가운데 다음 경매의 최저 입찰 가격은 시장에서 받아들일 수준이란 의견도 나온다. 강은현 소장은 “최저 입찰가가 3억4000만원 정도 되는데, 이 금액은 실수요자들이 들어올 수 있는 금액대”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물건은 평택시 외곽의 ‘면’ 지역에 있으며 주변 생활 편의시설이 부족한 편으로, 투자보다는 실수요자 중심 입찰이 나을 것이란 조언도 나온다.

단독주택 일대 모습. [부동산360 영상 갈무리]

한편 이번 물건은 높은 금리에 이자 부담이 커 임의 경매에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강 소장은 “감정가는 약 6억9000만원인데 채권액이 6억2000만원이다. 그러나 실제 낙찰가는 해당 시장 거래가는 이렇게 안 될 것”이라며 “갈수록 시장 집값은 하향하는데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니, 채무자도 경매를 통해 빚을 정리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