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PB사업 5년간 1조원 넘게 손실
“PB 제조사 생산·시스템 투자 결실로”
박진성 곰소천년의젓갈 대표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쿠팡 제공]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쿠팡 PB 자회사 씨피엘비(CPLB)가 PB(자체브랜드) 상품을 제조하는 중소기업들이 성장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씨피엘비는 유통 및 판로 확대를 지원한다. 품질 향상을 위해 단계별 관리 프로세스부터 검품 기준, 이물·해충 관리법, 포장재 파손 예방책 등 전문적인 신선식품 품질관리 노하우를 공유한다. 씨피엘비가 컨설팅하고 판로를 확대한 중소기업은 지난 4월 기준 550곳으로, 2019년 말 대비 3배 늘었다.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한 ‘곰소천년의젓갈영어조합법인(곰소천년의젓갈)’이 대표적이다. 전북 부안구 수산동물 건조 및 염장품 제조 기업으로, 2020년 PB 납품을 시작해 매년 30%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연간 매출은 2018년 5억원에서 지난해 52억원으로 10배가 됐다. 고용 인원도 4명에서 14명으로 늘었다.
3대째 한 우물을 파는 곰소천년의젓갈은 규모가 작아 대기업 납품 기회를 얻기 어려웠다. 그러나 쿠팡을 만난 이후 대기업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박진성 곰소천년의젓갈 대표는 “쿠팡과 거래를 시작하면서 스마트팩토리 등 설비를 도입하고, 상품 개발과 품질 향상에 투자하고 있다”며 “쿠팡 PB 상품을 제조하며 새로운 성장 계기를 맞았다”고 말했다.
경기 광주의 슈퍼푸드 전문업체 ‘애드웰스’도 씨피엘비의 까다로운 품질 관리를 바탕으로 제품력을 향상시켰다. 2022년 씨피엘비와 거래를 시작한 애드웰스는 이듬해 매출 6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성장률을 보였다. 올해 매출은 100억원 규모로 전망된다.
김풍승 애드웰스 대표는 “마케팅, 판매, CS까지 쿠팡이 맡아주기 때문에 제품력 향상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며 “씨피엘비가 주기적으로 품질 검사 및 관리 프로세스를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곰소천년의젓갈영어조합법인 소속 직원이 자동회전실린기에서 작업하고 있다. [쿠팡 제공] |
경기 광주에서 벽지·매트를 제조하는 ‘큐원’도 PB 상품을 제조하면서 성공한 사례다. 기존에는 인테리어 벽지만 취급했지만, 큐원이 제조한 PB 상품이 쿠팡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으면서 캠핑매트, 캐릭터매트 등으로 상품을 확대했다.
이창훈 큐원 전무는 “전에는 오프라인이나 해외 수출 위주로 사업을 운영했는데 코로나19, 전쟁, 중국산 저가 제품 영향으로 매출 유지가 어려웠다”며 “쿠팡 PB 납품을 시작으로 매출이 늘면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고 했다. 실제 큐원의 지난해 전체 매출 120억원 가운데 40억원(약30%)이 쿠팡 PB로 발생했다.
PB 제작 업체의 성공에는 쿠팡의 꾸준한 투자가 있었다. 실제 쿠팡은 PB 상품을 개발·판매한 지난 5년 동안 1조2000억원의 손실을 냈다. 쿠팡 관계자는 “끊임없이 노력한 파트너사 덕분에 우수한 품질의 상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우수한 중소 제조사를 발굴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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