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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통친 판사 “김호중 처벌은 안되고 막내 매니저는 되나”…무슨 일[종합]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2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법원이 '음주 뺑소니'와 운전자 바꿔치기 혐의로 24일 구속 심사를 받은 가수 김호중(33) 씨를 향해 "똑같은 사람인데 김호중은 처벌을 받으면 안 되고, 막내 매니저는 처벌을 받아도 괜찮은 것이냐"라며 질책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신영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12시30분부터 약 50분간 이뤄진 김호중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신 부장판사는 김호중이 사고 직후 소속사의 다른 막내 매니저급 직원 A(22) 씨에게 수차례 전화해 자기 대신 허위 자수를 해달라는 취지로 말한 건을 언급하며 "모두 같은 사람인데 김호중을 위해 힘없는 사회 초년생 막내 매니저는 처벌을 받아도 되는 것이냐"고 했다.

당시 막내 매니저는 '겁이 난다'며 김 씨의 이러한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씨의 매니저가 직접 김 씨 옷을 입고 경찰에 찾아가 허위 자수를 했다.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가수 김호중이 2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

이날 영장심사에서는 김 씨에게 수사 협조 여부와 함께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특히 김호중은 휴대전화 임의제출 요구를 거부하다 아이폰 3대가 압수되자 비밀번호를 경찰에 알려주지 않았는데, 신 판사는 이에 대해서도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중은 "사생활이 담겨 있어 비밀번호를 제공할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호중은 구속 심사를 마치고 포승줄에 묶인 채 경찰서 유치장으로 옮겨졌다.

검은 양복에 흰 와이셔츠 차림으로 법정에 들어갔던 김호중은 영장심사 종료 후 포승줄에 묶인 채 경찰관들의 손에 이끌려 미리 준비된 경찰 호송차를 탔다.

김호중은 오후 1시23분께 법원 청사에서 나오며 '혐의를 어떻게 소명했느냐'는 질문에 "죄송합니다. 반성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김호중은 영장심사 전 오전 10시58분께 법원에 도착해서도 '소주를 3병 마셨다는 유흥주점 직원 진술이 있는데 거짓말을 한 것인가'는 취재진 질문에 고개를 숙이고 "죄송합니다. 오늘 있을 심문 잘 받겠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고 답하며 법정에 들어갔다.

'메모리 카드는 직접 제거했는가', '사고 직후 현장을 왜 떠났는가' 등 이어지는 질문에도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7차례 반복했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24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

김호중은 영장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서울 강남경찰서 유치장에 머문다. 영장이 발부되면 구속돼 유치장에서 경찰 수사를 받고, 발부되지 않으면 풀려난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호중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혐의(범인도피교사)를 받는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와 김호중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혐의(증거인멸 등)를 받는 본부장 전모 씨도 이날 함께 영장 심사를 받았다.

이 대표는 영장심사를 마치고 나와 강남경찰서로 들어서며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전 씨는 취재진 질문에 침묵했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2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

경찰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 가능성이 크다고 봐 지난 22일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영장을 청구한 검찰 또한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 인멸 우려가 크다고 판단해 이례적으로 담당 검사가 직접 심사에 출석했다.

경찰과 검찰은 김 씨의 진술과 태도 등에 비춰 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지만, 법조계 일각에선 김 씨가 뒤늦게나마 음주 운전 사실을 시인한 점과 유명인으로 도주 우려가 크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해 영장이 기각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께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내고 달아났다. 김호중은 사고 17시간이 지난 후 경찰에 출석, 음주 상태로 운전하고 소속사와 조직적 사고 은폐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키웠다.

김호중은 이날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리는 콘서트 일정 등을 이유로 법원에 영장 심사 일정 연기를 요청했지만 기각됐다. 결국 공연에는 불참하기로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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