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왼쪽)이 19일(현지시간) 동아제르바이잔주 바르즈건 지역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참석한 뒤 타브리즈로 돌아오기 위해 헬기에 탑승해 있다. 라이시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등을 태운 헬기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로 산악 지대에 추락했다. [이란 국영TV IRINN 캡처]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헬기 추락 사고에 대한 '가짜 뉴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고 영국 BBC뉴스가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실제로 사고 소식 후 SNS에는 라이시 대통령이 탄 헬기라고 주장하며 헬기 한 대가 산 중턱에 추락해 검은 연기를 내뿜는 영상이 돌았다.

이 영상은 조회수만 160만회 이상을 기록했는데, 사실은 2022년 조지아에서 추락한 구조 헬기 영상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BBC는 보도했다.

아울러 라이시 대통령이 탄 헬기라며 SNS에서 약 10만회 조회된 또 다른 헬기의 잔해 사진도 2019년 모로코에서 발생한 헬기 추락 사고 관련 사진이었다고 BBC는 덧붙였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헬기 추락 사고에 대한 '가짜 뉴스' 영상 중 하나. 실제로는 2022년 조지아에서 추락한 구조 헬기 영상으로 확인됐다고 BBC가 밝혔다. [엑스(옛 트위터)]

에브라임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살아있다며 SNS 등에 퍼진 '가짜뉴스' 사진 중 하나. 이는 2022년 촬영된 사진으로 확인됐다고 BBC는 밝혔다.[BBC]

라이시 대통령의 생사에 대한 루머도 퍼지고 있다.

SNS에서는 이란 국영TV가 라이시 대통령의 부고를 알리기 위해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했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졌지만, 이란 국영TV는 라이시 대통령 수색과 구조 상황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파르스 통신은 엑스(X·옛 트위터)에 라이시 대통령의 헬기가 안전히 착륙했다고 주장하며, 헬기 근처에 서있는 라이시 대통령 사진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BBC에 따르면 파르스 통신이 올렸다가 지운 이 사진은 2022년 이란에서 홍수가 발생했을 때 라이시 대통령이 홍수 구조 현장에서 찍힌 것이다.

라이시 대통령이 탄 헬기는 19일 오후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 중부 바르즈건 인근의 디즈마르 산악 지대에서 추락했다고 이란 내무부는 밝혔다.

당시 헬기에는 라이시 대통령을 포함해 당국자 3명과 승무원 등 9명이 타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란 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라이시 대통령이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이란 국역 IRNA통신도 이날 오전 "64세의 아야톨라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솔사다티(전체 이름)는 이란의 제8대 대통령"이라며 그의 사망을 확인하는 보도를 타전했다.

이란 반관영통신 메르흐도 전날 사고 헬기에 탄 라이시 대통령 등 탑승자 전원의 사망 사실을 보도하며 "라이시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의무를 수행하던 중 사고로 순교했다"고 전했다.

사고 신고를 받은 이란 당국은 65개 수색·구조팀을 급파했지만, 짙은 안개와 폭우 등 악천후와 험난한 지형으로 현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