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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5만원 고액 키즈카페 비켜”… 쾌적한 공공 놀이터 인기[0.7의 경고]
저출산 시대, 키즈카페 9년새 37배 성장
고급화·가격부담에 공공 키즈카페 인기
서울형 키즈카페, 인기에 ‘티켓팅 전쟁’도
전문가 “부담없는 가격 공공시설 많아져야”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키즈카페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다.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아이와 맘껏 편하게 놀 공간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동작구에 위치한 한 서울형 키즈카페에서 만난 3살 엄마 장수현(34)씨의 말이다. 놀이기구부터, 정글짐, 튜브 썰매, 집라인, 트램펄린, 가상현실(VR) 기계 등 다양한 활동 기구를 보유한 키즈카페는 어린이들의 세상이 됐다.

저출산 시대가 도래했지만, 키즈카페는 역으로 성장해 대표 어린이 놀이 문화가 됐다. 정부의 놀이시설 통계인 ‘관광 산업 조사’를 보면 키즈카페 대부분이 포함된 ‘기타 유원시설업’은 2013년 61개에서 2022년에는 2280개로 9년 만에 약 37배 늘었다.

에버랜드 등 종합 유원시설업, 중형 놀이공원 등 일반 유원시설업 합계가 같은 기간 297개에서 480개로 183개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키즈카페는 가파르게 성장한 셈이다. 2013년 대비 2022년 기타 유원시설업의 연간 매출액·이용객은 각각 318억원에서 2443억원으로, 815만명에서 2177만명으로 늘었다.

다만 키즈카페가 기업화·고급화되면서 가격 부담이 커졌다는 이야기가 부모들 사이에서 잇따랐다. 대형 키즈카페의 경우 종일권은 5만원, 시간당 2만~3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보호자 입장권에 먹거리를 사서 먹으면 4인 가족 기준 10만원을 평균 예산으로 잡는다. 중소형 키즈카페 역시 대형 키즈카페에 비해 가격이 싸긴 하지만, 주말 기준 시간당 평균 9000원이다.

5살 아들을 둔 이정현(37)씨는 “주말에 아이와 함께 즐겁게 보낼 공간이라 좋긴 하지만, 매주 이곳에서 수십만원을 사용하다 보니 걱정이긴 하다”라며 “아이에게는 최대한 좋은 공간을 데려가고 싶다는 생각에 고급 키즈카페 위주로 찾게 된다. 그래도 가격이 좀 싸지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뚝섬한강공원에 새롭게 조성한 서울형 키즈카페 ‘꿈틀나루’의 모습. 키즈카페는 0~6세 영유아와 보호자가 사전 예약 후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 제공]

이에 서울시에서 ‘공공 키즈카페’를 만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형 키즈카페’의 경우 가격이 무료거나 가격이 싸고 공간이 여유로워 입소문을 타고 있다.

아이 제한이 많은 대형 키즈카페와 달리 보통 한 회차(2시간) 이용요금이 2000∼3000원 수준에 회차당 인원도 10명 안팎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만든 ‘서울형 키즈카페’의 경우 지난 2022년부터 열어 최근 74개소를 개소했다. 해당 시설의 경우 1~2주 전부터 예약해야 하는데 부모들 사이에서는 ‘아이돌 콘서트 티켓팅’에 방불하다는 말이 나온다.

서울 종로구 키즈카페에서 만난 박모(40)씨는 “이곳에 오려면 2주 전부터 콘서트 예매하듯 대기해야 간신히 올 수 있다”라며 “동네마다 이런 곳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그래야 경쟁률이 낮아질 것 같다”라며 웃었다.

두 아이 아빠 김모(42)씨는 “키즈카페 예약 때문에 일하다가 중간에 공공서비스 예약을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라며 “대형 키즈카페만큼은 아니지만, 집 근처 키즈카페 중에는 서울시 키즈카페가 가장 아이들 반응이 좋았다”라고 했다.

서울시는 공원형 키즈카페, 키움센터와 종교시설, 아파트단지, 폐원 어린이집 등 집 근처에서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서울형 키즈카페를 계속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서울형 키즈카페 개소에 속도를 내 연내 키즈카페를 130개까지 확장하겠다는 게 서울시 목표다.

전문가들은 공공형 놀이공간이 많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육아정책연구소 관계자는 “저출산 시대라고 하지만, 역으로 키즈카페는 성장하고 있다. 이제는 공용 편의시설이 되어가고 있는 셈”이라며 “수요가 늘어감에 따라 공립 어린이집을 만들고 있듯이 공공형 놀이공간도 많아져야 한다”라고 했다.

한국키즈카페협회 관계자는 “주변에 아이가 없다고 하지만, 키즈카페는 포화 상태”라며 “아이들이 부담 없는 가격으로 뛰어노는 시설이 많아져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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