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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요일이 다 가는 소리..영유아 둔 3040 “또 못쉬었습니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다시 주말이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이번주엔 그래도 ‘부처님 오신날’ 공휴일이 하나 더 있었지만, 1~3세 자녀를 둔 3040세대는 석탄일 마저도 밀린 집안일 처리와 육아로 바쁘게 보냈을 것이다.

문화관광·라이프스타일 연구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는 매주 만 19~69세 남녀 500명(연간 2만6000명)을 조사하는데, 이번엔 2023년 1년간 진행된 주례조사 대상자 총 2만7426명의 ‘여가·문화·체육’ 분야 응답을 분석했다.

19일 컨슈머인사이트의 조사분석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1~3세 영아 자녀를 둔 가구의 여가시간이 제일 짧았다. 하루 평균 2.69시간으로 전체 평균 3.86시간의 70% 수준에 그쳤다.

▶진 자리, 마른 자리 갈아 뉘느라..= 20대와 미혼가구가 길고, 기혼가구는 짧았는데 특히 자녀가 어릴수록 더 짧았다. 즉, 여가시간의 길이는 막내 자녀의 성장 단계와 관련성이 가장 컸다.

응답자의 평균 여가시간은 하루 3.86시간, 일주일 27.0시간이었다. 2021년 10월~22년 3월 기간 조사에서는 주 27.9시간, 일 3.99시간이었는데, 조금 더 줄어든 것이다.

감소의 주된 이유는 코로나 엔데믹 전환에 따른 사회활동 증가와 재택근무 축소 때문으로 추정된다. 주중 여가시간은 3.09시간, 주말은 5.78시간이었다.

여가시간의 성별 차이는 크지 않았고 연령대별 차이는 컸다. 40대(3.35시간)가 제일 짧았고, △50대(3.54시간) △30대(3.69시간) △60대 이상(4.09시간), △20대(4.85시간) 순이었다.

연령대보다 더 큰 차이는 결혼 여부, 자녀 유무와 성장 단계 등 ‘가구 구성’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막내 자녀 기준으로 △1~3세 영아자녀 가구(2.69시간)가 제일 짧았고 △4~7세 유아기(2.87시간) △초등생(3.10시간) △청소년(3.38시간) 자녀 가구 순으로 점차 증가했다. 이는 양육 부담이 여가시간의 길이와 밀접한 상관이 있음을 보여준다.

초여름 날씨를 보인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바닥분수대에서 어린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연합]

▶여가 빈곤→결혼 출산 기피..국가존립 문제로 관심을= 양육 부담이 주된 이유이나 가사 부담도 영향을 주고 있다. △무자녀가구(3.85시간)는 △성인자녀(3.76시간)보다 길고 △독립자녀(4.05시간) 가구보다는 짧았다.

즉, 자녀가 성인일지라도 동거 자녀가 있는 경우 이에 따르는 가사 부담으로 무자녀가구보다 여유 시간이 더 적음을 알 수 있다.

‘연령대x가구구성’을 통틀어 여가시간 측면에서 가장 열악한 집단 톱3는 막내가 영아 단계인 40대(2.54시간)와 30대(2.62시간), 유아 단계인 30대(2.83시간) 순으로 모두 하루 3시간 미만이었다.

40대 영아자녀 가구 기준으로 전체 평균(3.86시간)의 3분의2(66%) 수준이고, 20대 미혼가구(4.90시간)에 비하면 절반(52%) 밖에 안 됐다.

영·유아 자녀를 둔 30, 40대라면 육아와 사회생활의 중추 세대임에도 현실에서는 어느 계층보다 심각한 ‘여가시간의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한 시민단체가 ‘일터가 변해야 출생률도 변한다! 출산·육아 갑질 이제 그만!’이라는 내용의 구호를 외쳤다.[연합]

취업이 쉽지 않아 머릿 속이야 복잡하겠지만, 어쨋든 여가시간이 가장 긴 20대가 영유아를 가진 3040 선배들의 삶을 지켜보고 있다. 이들의 여가 빈곤은 2030세대의 결혼·출산 기피의 한 원인일 수 있다.

국민 건강과 삶의 균형은 물론 국가 존립 차원에서도 ‘여가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사연구진은 진단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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