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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대 커트라인 내리나”…의대 증원 ‘쐐기’에 분주해진 대학·학원가
의대증원 ‘학칙 개정’ 속도내는 대학들
모집 인원 절반 이상 늘어날 가능성
의대생·교수 반발 여전 “수업 복귀 안해”
의대생과 교수, 전공의 등이 의대 정원 2천명 증원·배분 결정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의 항고심이 이르면 16일 결정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의사료진이 바쁘게 이동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법원이 의과대학 증원·배정 결정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각하하면서 대학들이 증원을 위한 학칙 개정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의대생과 교수들의 반발이 여전해 학내 갈등과 집단유급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다.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 구회근·배상원·최다은)는 16일 의료계가 낸 의대 정원 2000명 증원·배분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25학년도에는 정부 정책과 각 대학의 발표대로 의대 증원분을 50∼100% 반영해 신입생을 모집할 전망이다. 모집 정원 변경을 위해서는 학칙 개정이 필요하다.

각 대학은 대학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에 따라 5월 31일까지 홈페이지에 정원을 포함한 ‘수시 모집 요강’을 발표해야 한다.

현재 증원된 32개 대학 중 15개 대학만 학칙 개정을 완료했다. 학칙 개정을 완료한 대학은 이날 기준으로 고신대, 건양대, 계명대, 단국대(천안), 대구가톨릭대, 동국대(경주), 동아대, 영남대, 울산대, 원광대, 을지대, 인제대, 전남대, 조선대, 한림대 등이다.

나머지 17개 대학은 학칙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일부 대학은 학내 갈등이 발생해 제동이 걸렸다.

멈춰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의 항고심이 이르면 16일 결정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앞에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부산대, 제주대에서는 의대 증원을 반영한 학칙 개정안이 부결됐고 강원대에서는 학칙 개정이 보류된 상태다.

학내에서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법원 판결을 지켜보겠다고 밝힌 대학들의 경우 학칙 개정 작업을 조만간 마칠 전망이다.

다만 일부 대학에선 학칙 개정 작업에서 학내 갈등이 계속될 수 있다.

학칙 개정에 적극적인 대학 본부나 총장 측과 달리, 의대를 중심으로 증원 정책이 구성원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부산대에선 의대 교수들이 교무위원들을 일일이 만나 학칙 부결 필요성을 피력했고 상당수가 공감대를 이뤄 학칙 개정안을 부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원주의대, 부산대 의대, 제주대 의대, 차의과대 의학전문대학원, 인하대 의대 등의 학생 비상대책위원회는 “사법부의 가처분 인용과 관계 없이 의대 증원을 포함한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전면 백지화를 이뤄낼 때까지 학업 중단을 이어 나갈 것”이라는 의사를 표했다.

교육부는 학칙 개정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학의 최종 학칙 개정 공포 권한은 증원을 주도해온 ‘총장’에 있어서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법원 판결 직후 발표한 담화문에서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결정에 따른 대학별 학칙 개정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대학에서 반드시 따라야 하는 의무 사항”이라며 “아직 학칙을 개정 중이거나 재심의가 필요한 대학은 법적 의무에 따라 관련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해달라”고 요청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상 ‘의료인 양성을 위한 모집 정원은 각 대학이 교육부 장관이 정하는 내용을 따라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각 대학이 이를 지키지 않으면 교육부 장관은 고등교육법상 시정명령, 모집정지 등 행정조치에 나설 수 있다.

올해 치러질 2025학년도 대입에서는 의대 모집인원이 기존보다 50%가량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학원가에서는 N수생 대거 유입과 상위권 대학 합격선의 변화 등 전례 없는 입시 판도가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2024학년도 의대 정원은 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대를 제외한 전국 39개 의대 기준 3018명인데, 2025학년도에는 1469명 늘어난 4487명이 선발 인원이다.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한 수험생이 44만4870명인 점을 고려하면 의대 합격생은 이 가운데 0.7%에 불과하지만 증원 폭 자체가 크다는 점에 입시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의대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목표로 하는 만큼 중복 합격한 다른 상위권대 이공계열 학생, 이 이공계열 학과에 또다시 중복 합격한 중상위권 학생들에게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우선 모집인원이 많이 늘어나고 지역인재전형 비율도 높아지는 만큼 비수도권 의대 합격선은 낮아질 전망이다. 특히 지역인재전형 모집인원이 많은 수시모집은 이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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