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강제해직된 언론인들의 모임인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상임대표 한종범)가 5·18의 헌법 전문 명기 등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협의회는 16일 정오께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이날 참배에는 한종범 상임대표와 김재홍 공동대표(17대 국회의원,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신연숙 공동대표 등 협의회 대표단 9명, 1980년 5·18 당시 각각 ‘전남매일’과 ‘동아일보’에서 해직된 박화강·윤재걸 전 기자 등이 참석했다.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대표단이 16일 오전 광주 5.18묘역에 참배한 후 "5.18정신을 헌법전문에 명기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재홍 공동대표(오른쪽 네번째)가 성명을 낭독하고 있다.[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제공] |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5.18민주화운동 헌법전문수록과 민주주의의 길' 토론회의 발제자와 참석자들. 앞줄 왼쪽부터 발제를 맡은 정아은 작가, 방현석 작가, 김재홍 80년해직언론인협 공동대표, 앙정숙 의원, 이지현 민주당 청년경제정책위원장. [80년해직언론인협회 제공] |
협의회는 참배를 마친 뒤 5·18의 헌법 전문 명기, 5·18 당시 민주항쟁 시위대를 ‘폭도’라고 매도했던 당시 언론보도 백서 발간을 위한 국회 특별위원회 설치 등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협의회는 성명에서 “5·18민주항쟁은 그간 일부 지역주의 할거자들의 폄훼에 상처받았으나 다수 국민의 지지와 국회의 합의 입법에 따라 의미 큰 역사로 자리매김 되었다”며 “이제 그 바탕 위에서 더 나아가 5·18의 참 의미를 살려 국가공동체의 기본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우리는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명기함으로써 그 역사적 의미에 부응하는 한편 미래 세대에게 전수하여 지속가능한 국가공동체 발전의 밑돌을 견고히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3·1운동과 4·19혁명의 역사적 연장선상에서 국민주권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몸 던져 싸운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명기함으로써 새 시대의 헌법을 완결짓게 될 것임을 우리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협의회는 또 국회는 과거사 청산 차원에서 5·18 언론보도 백서의 발간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거나 그 지원에 관한 결의안을 의결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날 협의회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5.18민주화운동 헌법전문 수록과 민주주의의 길’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토론회에는 김재홍 공동대표와 소설 ‘범도’의 방현석 작가(중앙대 교수), ‘전두환의 마지막 33년’의 정아은 작가(한겨레문학상 수상자)가 발제를 맡았다.
김재홍 공동대표는 제1발제에서 “10.26 후 국가권력의 공백 상태에서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새로운 통치권을 선택해야 했으나 그것을 내란집단이 찬탈함으로써 국민주권이 파괴된 상황이었다”면서 “비상계엄 철폐를 요구하며 항거한 5.18민주항쟁은 그런 국민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무자비한 진압군의 총칼 앞에서도 굴하지 않은 투쟁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공동대표는 또 “1980년 4월 전두환이 중앙정보부장 서리를 겸직한 것은 정부의 관계기관대책회의와 주요각료 회의에 참석해 내각을 통제하게 된 중대한 전환점으로 중앙정보부법 위반이며 민주헌정의 파괴가 시작됐다는 의미”라며 “이어 5월17일 정치군벌 하나회가 주도한 전군주요지휘관회의가 비상계엄 전국확대와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설치를 결정해 국가권력을 찬탈하는 내란이 본격화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같은 위기에 처한 민주헌정을 수호하기 위한 불굴의 실천행동이 5.18민주항쟁이었다”고 덧붙였다.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헌법전문 수록과 민주주의의 길' 토론회 모습. |
그는 “현행 헌법전문에 명기된 3.1운동은 항일 국민주권 회복 투쟁이었으며 남녀노소와 전국의 사회계층이 참여한 민주주의 방식의 민중혁명이었고 4.19혁명은 장기독재와 부정선거에 항거한 민주주의 시민혁명이었다”며 “국민주권과 민주주의 수호라는 3.1운동과 4.19혁명의 연장선상에 있는 5.18민주항쟁을 헌법전문에 명기함으로써 미래세대에게 지속가능한 국가공동체의 기본가치를 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2발제에 나선 소설 ‘범도’의 작가 방현석 교수는 “강고한 일본 식민통치에 맞서 싸운 항일 무장 독립투쟁이라는 불굴의 의지가 5.18민주항쟁의 정신적 근원”이라며 “일본 제국주의 군대에 대항한 한민족 무장 독립투쟁과 1980년 당시 내란집단에 대한 5.18민주항쟁 시위대의 항거가 상당한 동질성을 갖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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