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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송 못 이겨”…월마트, 아마존에 ‘美 최대 유통업체’ 자리 뺏기나
아마존 ‘빠른 배송’ 앞세워 월마트 맹추격
아마존 비유통 사업으로 이익 늘려

월마트. [A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온라인 소비가 확대되면서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에게 권좌를 위협 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마트는 지난 10년 동안 매출 기준 미국 최대 유통 기업으로 군림해 왔다. 월마트의 2023회계연도 매출은 6480억달러(약 879조원)로 1분에 120만달러(약 16억원)가 넘는 판매를 기록했다.

하지만 빠른 배송을 앞세운 아마존의 매출이 급증하면서 머지않아 역전 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마존은 지난해 매출이 5750억달러(약 780조원)로 전년 대비 12% 증가하며 월마트의 매출 증가율 6%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WSJ는 “현재 판매 추세가 지속되면 아마존이 곧 월마트를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월마트는 매년 약 4% 매출 성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올해 매출을 260억달러(약 35조원) 늘려야 하지만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미 미국인의 90%가 월마트를 이용하고 있어 고객을 더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고, 코로나19 팬데믹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2019년 이후 매출이 1000억달러(약 136조원) 증가에 그쳤다.

이러한 가운데 월마트는 직원 수백 명을 해고하고, 대부분의 원격 근무자들에게 사무실로 출근하도록 하는 등 인력 재배치에 나섰다. 지난달에는 최근 5년간 문을 연 51개 건강 클리닉을 모두 폐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월마트와 아마존은 유통업에서 정면 대결을 펼치고 있지만 사업 구조에선 차이가 크다.

아마존은 빠른 배송으로 유통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가운데 클라우드컴퓨팅, 광고 같은 비유통 사업에서 이익의 상당 부분을 창출하고 있다.

반면 월마트는 매출과 이익의 대부분을 미국 매장에서 얻고 있으며 광고 및 디지털 판매 등 부가 사업을 성장시키는 상황이다.

월마트 경영진은 아마존이 비유통 사업을 통해 이익을 계속 늘리는 한편, 점점 더 빠른 배송과 더 큰 상품 선택으로 유통시장 내 영역을 확대해 가는 능력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팬데믹 기간 아마존이 급성장하면서 월마트 경영진은 아마존의 연간 매출이 곧 7000억달러(약 949조원)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마트는 알디 같은 할인점과 퍼블릭스, 크로거 등 식료품점을 포함한 다른 유통업체들과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월마트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식료품 부문의 압박이 심하다. 경영진은 아마존이 2030년까지 미국 식료품 시장의 20%까지 장악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월마트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 2월에는 광고 사업을 구축하기 위해 TV 판매업체 비지오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월마트는 전년 대비 28% 증가한 34억달러(약 4조6100억원)의 광고를 판매했는데, 이는 올해 1분기에만 118억달러(약 16조원)의 광고 매출을 올린 아마존에 비해 크게 뒤처진 수준이다.

지난 1월에는 신규 매장 개설 계획을 발표했다. 거의 10년 만의 주요 매장 확장이다. 지난달에는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기존 고객이 더 많은 소비를 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새로운 프리미엄 식품 라인을 출시하기도 했다.

또한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기 위해 더 많은 제3자 판매자를 월마트닷컴으로 유인하고, 소비자 습관 분석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내부적으로 일부 경영진은 훌륭한 기업 시민으로서 월마트의 역할과 함께 고객과 근로자에게 가장 큰 서비스뿐 아니라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월마트 대변인은 “우리의 가치에 충실하고, 품질이 좋고 저렴한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최고의 모습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다른 것은 다 알아서 될 것”이라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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