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의 탁월한 안정성 강조
신형 원전개발 위해 정부지원 필수
정부·한수원 민간참여형 비즈니스 모델 제시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21세기에 당면한 인류 최대의 화두는 기후위기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이른바 넷제로(Net-Zero)를 달성해야 하는데 탄소를 가장 많이 내는 에너지 부문을 무탄소화 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인류가 가진 무탄소 에너지는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뿐입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에너지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소형모듈원전(small modular reactor·SMR)이 급부상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교수는 서울대, KAIST, MIT에서 원자력공학 학·석·박사 학위를 차례로 받았다. 한국수력원자력에서 APR 1400 설계개발 사업팀장을 지내고 2010년 한국연구재단 원자력 단장, 2017년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에너지환경전문위원장을 역임했다.
2021년부터 22년까지 제34대 한국원자력학회 회장으로 역임했으며, 2012년부터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정 교수가 그 중요성을 강조하는 SMR이란 일반적인 상업원전이 1000메가와트(MW) 이상의 전력생산 용량임에 비해 300MW 이하로 운영되는 원전을 말한다. 원전의 핵심 부품을 통합해 모듈형태로 구성한 소형모듈형 원전이다.
정 교수는 SMR의 큰 장점으로 탁월한 안전성을 강조했다.
그는 "원전의 약점은 안전성과 사용 후 핵연료 처분인데, SMR은 기존 대형원전에 비해 작은 출력으로 안전성을 갖습니다. 문제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외부 동력 의존 없이 안전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원자력 이용을 확대해도 일반대중이 우려하는 안전 문제는 해소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 사용 후 핵연료 문제는 본질적으로 처분장을 만들면 해소됩니다."
또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다"면서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의 조합으로 무탄소 에너지 공급체계를 구축하기에 적합하다"며 말을 이어갔다.
뉴스케일파워 소형모듈원자료(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
이처럼 더 안전하고. 더 경제적인 에너지 공급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SMR의 산업생태계는 초기 단계 수준이다. 10여년 전에 가압경수형 SMR 원형로인 100MW급 SMART 원자로를 개발한 상태다. 미국.프랑스.영국 등도 신형 SMR 개발에 매진하고 있어 우리도 기존 기술을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혁신형 SMR을 개발 중에 있다.
윤석열 정부는 혁신형 SMR을 국정과제로 확대하고 2028년 설계인증을 취득한 후 2030년대 해외 SMR 시장 및 국내 건설을 겨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혁신형 SMR 사업단이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정 교수 역시 신형 원전개발을 위해 정부지원은 필수라고 꼽았다. 투자의 규모나 기술 인프라를 볼 때 민간에서 주도하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원자력에서 신기술 개발은 적어도 10년은 걸리는 장기적인 과제"라면서 "더구나 에너지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원자력은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며 기술이다. 그러니 민생의 관점에서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일관적인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대표적인 지원으로는 규제 제도의 변화를 요구했다. 현행 규제 대부분이 대형원전을 대상으로 수립된 것들인데 SMR을 위한 원 포인트규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SMR 시장을 잡으려면 국가 역량을 결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첫째 안전규제제도 개선이 시급합니다. 현재 혁신형 SMR 개발자와 규제자 간 기술적 협의를 하고 있는데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기술협의 결과가 인허가 심사 시 유효하도록 절차를 마련해 심사 투명성과 일관성을 체계화해야 합니다. 또 표준설계인가를 받은 SMR에 통합인허가제도를 적용해야 합니다. 표준화된 원전에는 건설과 운영허가를 함께 주도록 고안된 것인데 우리나라는 통합인허가제도가 빠져 있습니다. 이 기회에 보완해야 합니다. 즉 SMR의 고유특성을 고려한 규제제도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또 공동기술개발, 사업지분 공유 등 민간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우리가 개발하는 SMR에 우리 기업이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한수원이 민간참여형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SMR 국내 건설을 추진한다면 민간 참여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그는 "탄소중립은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한 다른 선택지가 없는 방향"이라면서 "원자력을 한다면 그 미래는 SMR에 달려 있다. 그러니 원자력 산업계 뿐 아니라 진정 기후위기를 걱정한다면 SMR을 성원해 주시기 바란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s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