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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바겐 탄생 45주년…사막·남극서 갈고 닦은 전기차로 새 역사 도전” [벤츠, 전동화 전환 박차]
‘탄생 45주년’ 새롭게 등장한 전기 G바겐
전기차 ‘캐즘’에 전동화 목표 수정했지만 성장 가능성 여전
올해 독일·프랑스 시작으로 한국·중국 시장 공략 박차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헤럴드경제(몽펠리에)=김지윤 기자] 가파른 바위산을 오르고, 흙 웅덩이를 가뿐하게 지나간다. 메마른 사하라 사막과 꽁꽁 언 남극의 빙판을 주파하며 강인함을 갈고 닦았다.

일명 ‘G바겐’으로도 불리는 메르세데스-벤츠의 ‘G-클래스’가 올해 탄생 45주년을 맞았다. 지난 1979년 등장해 진화를 거듭하며 강력한 주행성능, 특유의 각진 외형, 거친 엔진음으로 오프로드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올해는 완전히 달라졌다. 고요함 그 자체다. 특유의 분위기와 박스형 실루엣은 여전했지만, 한층 조용해지고 친환경적인 차로 재탄생했다.

벤츠는 G-클래스에 전동화 기술을 더한 전기 G-클래스를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라고 명명했다.

벤츠의 이같은 변신은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이동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벤츠는 지난 2021년 “오는 2025년까지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전기차의 판매가 전체 판매량의 50%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이 ‘캐즘’(대중화 전 수요 정체기) 위기에 빠지면서, 최근 이 계획을 2030년으로 수정했다.

당초의 목표 달성 시점이 연기됐지만, 벤츠는 여전히 전동화를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 G-클래스 등 특수 오프로드 차량을 비롯해 고성능 브랜드 AMG, 초럭셔리를 지향하는 마이바흐 역시 전동화 전환에 돌입했다.

벤츠가 최근 세계 언론 매체들을 프랑스 몽펠리에로 초청해, 벤츠 최초의 전기 G-클래스를 직접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일명 ‘미스터 G’라고 불리는 프리드리히 로어 씨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글로벌 기자단에게 G-클래스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지윤 기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행사장에 등장한 프리드리히 로어(Friedrich Rohr) 씨는 G-클래스 역사의 산증인이다. 45년 전 처음으로 G-클래스를 만든 인물 중 한 명이자, 현재도 벤츠 홍보위원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명 ‘미스터 G’라고 불리는 그는 “45년 전 이곳과 멀지 않은 곳에서 ‘G프로젝트’를 처음 선보였다”며 “이번 G-클래스 역시 전동화로 성공적인 변화를 이뤘다”고 강조했다.

벤츠는 전기차 기술을 더한 G-클래스를 앞세워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벤츠의 주 무대라고 볼 수 있는 유럽 시장은 중국에 이은 2번째로 큰 전동화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 내 전기차 인도량(BEV+PHEV 합산 기준)은 73만1000대에 달해, 전년 대비 8% 성장했다.

글로벌 전기차 1위 시장인 중국의 1분기 전기차 인도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8% 성장한 176만5000대를 기록했다. 절대 시장 규모에는 차이가 있지만, 여전히 유럽은 핵심 전기차 시장 중 하나다.

벤츠의 본고장인 독일의 경우 유럽 내에서도 전기차 판매가 가장 많은 나라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2만6322대의 전기차(BEV+PHEV)가 판매됐다. 이번 행사가 열린 프랑스에서는 같은 기간 11만8398대의 전기차가 팔려, 독일에 이은 2위 국가를 차지했다.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김지윤 기자]

벤츠는 올해 하이브리드(HEV)를 포함해 전기차 판매량이 전체 판매의 19~21%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뿐 아니라 세계 1위 전기차 시장인 중국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최근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최고경영자(CEO)는 유럽연합(EU)이 중국에 무역 제재를 가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잠재적인 무역 정책 조치와 그것들이 공급망과 판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공정한 경쟁의 장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이자, 벤츠의 핵심 생산기지 중 하나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에서 제조된 전기차가 왜곡된 보조금을 받고 있는지를 조사하면서, 중국산 전기차 견제에 나섰다.

글로벌 럭셔리카의 주요 시장 중 한 곳으로 꼽히는 한국에서도 벤츠는 연내 전기 G-클래스를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G클래스는 2169대로, 2022년 대비 약 35% 증가했다. 한국은 벤츠의 세계 4대 시장 중 하나다.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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