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국민의힘 의원과 임이자 의원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친윤계 핵심으로 불리는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총선 패배 이후 수직적 당정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통령실과 여당이 따로 가면 (국민의힘이) 여당일 이유가 없다”며 “이것은 정당정치의 근본을 해치는 발언”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연합뉴스TV에서 “우리는 여당이다. 여당과 정부는 유기적으로 결합됐다”며 “우리가 정부를 창출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가 당선시킨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어떤 분들은 수직, 수평적 관계를 언급하는데 의미 없는 이야기”라며 “당이 정책을 주도하고 나가면 되는 것이고, 정당에 기반한 정책을 정부가 뒷받침하고 때로는 각 부처가 추진하는 정책을 국회가 입법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수직, 수평 등 발언은 추상적 개념이고 정부와 대통령이 당과 함께 갈 수 있도록 설득하고 조율하는 것도 정당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이 전날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시사한 데 대해 “우리당의 입장이다. 우리당은 당론으로 채상병 특검법을 반대했고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여야 간 합의를 해서 특검법을 추진한다면 대통령이 굳이 마다했을 이유가 없지 않았겠냐. 당연한 귀결”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이 합의 없이 의사일정을 변경하고 채상병 특검법을 단독으로 처리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 의원은 특검법 재표결에서 국민의힘 내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에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의 양심을 믿는다”고 했다.

민주당을 겨냥한 발언도 이어졌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한 야권 비판에 “일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인정하고 앞으로 희망적 방향도 제시했는데 (민주당이) 무조건 비난을 하기 위한 비난을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의 협치는 협의해서 정치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다수의석으로 협박하는 정치를 하는 것 아니냐”며 “(국민의힘은) 국민을 믿고 가는 것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당대회 룰 변경 등을 이유로 전당대회 시기를 당초 예정됐던 6월 말~7월 초보다 늦게 예상하는 데 대해 “(룰을) 바꿀 필요가 있다면 바꿔야겠지만 바꾸는 것은 관리형 비대위가 할 일이 아니라 당 총의로 선출된 지도부가 당원의 뜻을 물어 바꾸는 것이 옳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당권·대권 분리규정 완화와 관련해서도 그는 “지금껏 비대위가 그런 것을 논의할 주체가 된다는 데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며 “너무 나간 이야기 아닌가 싶다”고 했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당권도전과 관련해 이 의원은 “제3자가 나가지 말아라, 나가라 하는 것 자체가 어찌보면 과도한 간섭 아니냐”며 “선거가 어느 한 사람의 책임 때문에 이겼다, 졌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편견이 심한 것”이라고 거리를 뒀다. 최근 본인의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설전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배현진 의원과 갈등을 두고 “다 같은 한국말을 했는데 왜 그렇게 받아들이셨을까 납득이 안되고 이로 인해 배 의원에게 과도한 비난이 쏟아지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안쓰럽다”며 “저는 배 의원을 인식해본 적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