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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년만에 낭보 기대” 비장한 원전업계
체코, 7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한국 ‘정해진 기간 내 시공’ 강점
두산에너빌·대우건설 수주 총력
‘프랑스와 2파전’ 치열한 경쟁
신규 원전 입찰을 진행 중인 체코가 운영하는 두코바니 원전 모습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총 사업비가 30조원에 달하는 체코 신규 원자력발전소 수주전의 승자가 오는 7월 가려질 예정인 가운데 국내 원전 산업계가 15년 만의 초대형 수주에 승부수를 띄웠다. 한국과 프랑스 간 양자대결로 좁혀진 경쟁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최근 주한 체코대사가 한국 최신 원전을 방문하면서 업계 내에서도 ‘K-원전’ 입지 강화 기회로 사수하겠다는 각오다.

10일 원전 관련 업계에서는 이달 초 이반 얀차렉 주한 체코대사가 울산 새울원자력본부를 방문해 원전 건설 및 운영 현황을 살펴본 것을 두고 최종 입찰서 제출 직후 이뤄진 방문인 만큼 수주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이 체코 원전을 수주하게 된다면 2009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만의 수주 성공이다. 또, 체코 원전 수주가 발판이 돼 향후 폴란드, UAE 등 추가 원전 수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새울원자력본부가 운영 중인 새울 1·2호기는 최신 한국형 원자로 APR-1400이 장착돼있다. 같은 노형의 새울 3·4호기가 건설 중이기도 하다. 체코 입장에서는 도입을 검토 중인 최신형 원자로를 직접 살펴보고 한국의 원전 건설·운영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앞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한국 독자 기술로 개발한 APR-1400을 바탕으로 체코 측 요구에 따라 설비용량을 낮춘 APR-1000의 공급을 제안한 상태다.

체코 정부는 현재 두코바니 및 테믈린 지역에 1200메가와트(MW) 이하 원전 최대 4기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전체 사업비는 3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체코는 오는 7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이어 연내 사업자 선정을 마치고 2029년 착공, 2036년 시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주전 초기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법적 구속력이 있는 제안서를 내지 못해 탈락하면서 한국과 프랑스 사이 ‘2파전’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은 한수원을 중심으로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이 참여하는 ‘팀코리아’를 통해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으며, 한수원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체코 전력공사(CEZ)에 최종 입찰서를 제출했다.

원전 관련 업계에서는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정해진 예산과 기간 내 건설)’이 가능한 한국의 원전 기술력, 가격 경쟁력 등을 이번 수주전 최대의 무기로 꼽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프랑스 각각의 장점이 있겠지만, 원전 건설에는 적기에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경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온 타임 경력 면에서는 한국이 프랑스보다 훨씬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예정된 기간 내 원전 시공을 맞춰 본 곳이 우리밖에 없다”고 했다. 안 장관은 지난달 24~26일(현지시간) 체코를 방문해 체코 정부 주요 인사들을 만나 한국 원전의 경제성과 신뢰성을 알리기도 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최근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용 피더관(Feeder Pipe) 제작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원전 수출 관련 경력을 착실하게 쌓고 있다. 지난달에는 클라우스 오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이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를 방문해 소형모듈원자로(SMR) 제작 역량을 확인하기도 했다.

유재선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체코 원전의) 경쟁구도가 기존 한국, 미국, 프랑스 3개국에서 미국이 제외됐고 원전 수도 4기까지 확장 가능한 프로젝트인 점을 감안하면 기대감이 부여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봤다.

이에 맞서 프랑스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달 직접 체코를 방문해 강한 수주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정윤희 기자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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