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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러다 다 잠길라"…美 남동부 해수면 비상 [원호연의 PIP]
2010년 이후 텍사스만 연안 해수면 6인치↑
저소득층 사는 저지대일수록 홍수 취약
“2050년엔 만조 홍수 15배 더 많을 것”
지난 2일 텍사스주 콘로 시내 한 식당이 만조 홍수로 침수된 모습.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텍사스부터 노스캐롤라이나에 이르기까지 미국 남부 해안이 수몰 위기에 떨고 있다. 2010년에 비해 해수면이 크게 높아지면서 발목 이상 잠기게 될 지역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위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멕시코만의 평균 해수면이 2010년 이후 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인 6인치(15.24㎝) 이상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이들 해안에 거주하는 인구가 2800만에 달한다. 이러한 해수면 상승에 대해 연구해 온 지안쥔 인 애리조나대학 기후과학자는 “매우 비정상적이고 전례가 없던 일”이라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만조 시간에 방파제를 넘은 바닷물이나 강물이 범람하거나 이전에는 홍수를 일으키지 않던 수준의 강수량에도 침수가 발생할 수 있다.

전지구적으로 해수면 상승은 가속화되고 있다. 기후 변화로 남극과 북극의 거대한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왜 텍사스만의 해수면이 다른 해역 평균보다 빠르게 상승하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한 가지 가능한 이론은 해류가 점점 더 따뜻한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바닷물의 부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1년 11월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의 역사적 장소인 시티 마켓이 수몰된 모습[게티이미지]

지난 12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찰스턴은 7인치 상승하면서 1899년에 측정을 시작한 이후 4번쨰로 높은 수위를 보였다. 허리케인 없이 해수면이 그렇게 높아진 적은 사상 처음이다. 때마침 겨울폭풍까지 닥치면서 수십개의 거리가 봉쇄됐고 한명이 차에서 물에 빠져 사망하고 크루즈 터미널 주차장에 주차된 수백대의 차량이 침수됐다.

지난해 9월 플로리다 마이애미 시내 도로가 침수된 모습[게티이미지]

루이지애나주에선 허리케인의 자연적 장벽 역할을 하던 자연 습지가 물에 차면서 자체 정화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수로가 오염되고 있다. 일부 지역의 도로는 조수에 잠기면서 차량들이 고립되거나 사람들이 바닷물을 헤치며 직장이나 학교를 오가야 하는 상황이 닥쳤다. 지역 사회에선 물이 더 불어나면 의료 지원 등 필수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플로리다 주의 잭슨빌의 경우 주요 도로의 4분의 1 이상이 홍수로 긴급 차량이 접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WP는 저소득층 유색인종일수록 홍수에 더 취약한 것으로 분석했다. 앨라매바주의 모빌은 2010년 이후 5.9인치 해수면이 상승했다. 이곳에서는 1930년대 소수인종과 저소득 주민들의 거주지를 특정 지역에 국한했는데 이들 지역의 대부분은 저지대에 위치해 있어 최근 만조 홍수에 취약하다. 게다가 빗물 펌프 시스템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홍수 대처가 어렵다.

국립해양대기청의 해양학자 윌리엄 스위트는 “우리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홍수를 보고 있다”며 “2050년에는 2020년보다 15배나 더 자주 만조에 따른 홍수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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