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 파인더 투 인디아’ 주제

탈중국화 속 인도 시장 부상

전세계 AI기술자 30% 보유

“마이크론도 인도 선택...韓반도체, 中서 생존 가능성 고민해야” [‘제1회 상생포럼’-인도시장 진출 전략]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글로벌 기업들의 탈(脫)중국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인도가 한국 ICT 기업들의 해외 시장 활로 개척을 위해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24일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열린 ‘2024 제 1회 상생포럼’에서 “인도의 IT 분야 수출액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5%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전세계 IT서비스 시장에서 50% 이상 차지한다”며 “중국 리스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는 상당히 매력적인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도는 영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고,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생산가능인구로 매우 젊으며, 학구열이 높아 고급 인력을 가지고 있다”며 “전세계 AI 관련 기술자의 약 30%가 인도인이라는 통계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가 부상하는 이유에 대해 탈중국화와 정부의 적극적인 제조 산업 부흥 정책을 꼽았다.

반도체 산업 사례를 언급한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세계 3대 메모리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이 지난해 8월 인도 공장 건설을 발표했고, 올해 말 그 공장이 가동을 시작한다”며 “이게 가능했던 배경에는 중앙 정부가 50%, 지방 정부가 최대 20%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세미콘 인디아 프로그램(SIP)’ 정책이 있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 2021년 12월 SIP를 발표하며 반도체 산업 육성을 본격화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투자에 대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보조금을 지급한다. 지난해에는 IT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의 인도 내 제조를 부흥하기 위해 노트북을 비롯한 IT 하드웨어 수입을 제한하는 정책도 시작했다.

김 연구원은 “마이크론이 인도를 고른 이유는 결국 중국에 더이상 의존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는 한국 기업에게도 시사점을 주는데, 중국 YMTC와 창신메모리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를 생산하고 자국 칩을 탑재하는 상황에서 우리 반도체도 중국 시장에서 얼마나 더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론도 인도 선택...韓반도체, 中서 생존 가능성 고민해야” [‘제1회 상생포럼’-인도시장 진출 전략]
김진아 유니콘인큐베이터 대표

이어 김진아 유니콘인큐베이터 대표는 벵갈루루 중심의 ICT 창업 생태계에 대해 설명하며 실질적으로 인도 시장에 진출하는 방법을 공유했다. 유니콘인큐베이터는 국내 유일의 한국-인도 전문 크로스보더 엑셀러레이터로, 인도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인도는 미국, 중국에 이어 전세계에서 3번째로 큰 스타트업 생태계 가지고 있는데, 벵갈루루·델리·뭄바이 3개 도심에 집중돼있다”며 “중앙 정부보다 주정부의 파워가 크고, 지역별 지원 정책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도와 정책 법령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포럼은 “패스 파인더 투 인디아(Path-Finder to India)”라는 주제로, 초격차 기업의 인도시장 진출전략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주최했으며, 반도체산업협회, 펜벤처스(글로벌투자유치), 성균관대학교(디지털헬스), 표준협회(혁신성장), 카이스트(로봇)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