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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문규 뉴욕 재경관 "뉴욕, 밸류업에 관심"…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
"'밸류업' 정책 일관성 여부·시장 접근성에 해외투자자 관심"
"미국 경제 호황 배경은 330만명 이민자...실질임금 상승 덕"
박문규 주뉴욕총영사관 재정경제금융관 겸 부총영사가 미국 뉴욕에서 20일(현지 시각) 국내 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헤럴드경제(뉴욕)=김용훈 기자]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해 만나는 사람들마다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 대비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언급하는 등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문규 주뉴욕총영사관 재정경제금융관(재경관) 겸 부총영사는 미국 뉴욕에서 20일(현지 시각) 한국은행·국제금융센터·한국투자공사(KIC)·한국수출입은행 등과의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전했다. 박 재경관은 “과거 일본 밸류업 프로그램과 유사한 프로그램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기업의 가치제고를 자발적으로 공시도록 한다는 점은 유사하지만 우리는 세제혜택이나 우수기업 표창 등 과감한 인센티브를 부여했다는 데서 일본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우리보다 10여년 앞서 밸류업 프로그램과 유사한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그 결과 지난 2월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거품 경제 때인 1989년 이후 3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경택 한국투자공사(KIC) 뉴욕지사장은 “일본은 PBR(주가순자산비율)을 올리도록 장려책을 쓴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 굉장히 시니컬한 반응이 많았다”고 언급했다. 이 지사장은 “이는 일본 주식이 랠리에 외국인들이 동참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한국 밸류업 콘텐츠가 아직 100% 미덥지 못하더라도 랠리를 놓치는 것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두려움이 있는 것이 한국에는 긍정적인 부분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특히 “일본 수상이 바뀐 12년 동안에도 주식의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일관적인 노력을 한 것도 최근에 일본 주식이 굉장히 랠리한 배경으로 지목된다”며 “이런 측면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도 장기간의 일관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을 갖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우리나라 밸류업 정책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최호상 국제금융센터 뉴욕사무소 소장은 “일본은 공식적으로 증권거래소 발표를 통해 좋지 않은 기업들은 퇴출하거나 모범 기업 명단을 공개한다고 했고, 이 부분이 굉장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투자자들 입장에서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관심은 있는데 아직 손에 잡히는 것이 없는 듯하다”고 부연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밸류업 프로그램 외에 외환시장 추가 개방에 대한 요구가 여전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진 한국수출입은행 뉴욕사무소 소장은 “해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밸류업도 중요하지만 한국 외환시장 개장시간도 중요한 것 같다”며 “외환시장 개장시간을 24시간인 경우 원화 표시 채권을 산 뒤 관련한 헷지(hedge·위험회피)까지 하고 퇴근할 수 있으나, 현재는 그럴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똑같은 가치라면 더 길게 트레이딩 할 수 있는 일본 엔화 채권을 사고 있다”고 언급했다.

최호상 소장도 “최근 블랙록(세계최대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한국시장 접근성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평했다”며 “외환위기 이후 정책들의 상당히 많은 개방을 원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최 소장은 “기업 지배구조가 아직까지 투명하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고 전했다. 박 재경관은 “외환시장 개방은 런던시장 새벽 2시 개방 성과를 지켜본 뒤에 24시간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이같은 방안을 포함해 밸류업 대책에 대해 열심히 홍보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미국 경제가 ‘나홀로 호조’를 보인 배경에 대해선 적극적 재정확대와 이민자 유입, 실질임금 상승에 따른 소비확대 등이 고론됐다. 지난해 330만명 가량의 이민자가 유입되면서 젊은 생산가능인구가 유지됐고, 이것이 노동생산성 향상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민자 330만명 중 합법적 이민자들은 90만명에 그치지만, 이민자들이 농업, 건설, 운송 등 업종에 노동 공급이 이뤄지면서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2년 연속 실질임금이 뒷걸음질 친 우리와 달리 올해 3월에도 전년동기 대비 실질임금(평균시간당임금 기준)이 0.6% 상승하는 등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높은 주거비와 보험료 상승률에도 내수 소비가 활황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덕분에 미국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지난해 전반적으로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진 수출입은행 뉴욕사무소장은 “실제 인구보다 훨씬 큰 시장 규모를 체감해 큰 가능성을 느끼는 것 같다”며 “투자를 늘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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