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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일릿도, 투어스도, 라이즈도 뉴진스 베꼈다”…어도어 문건에 ‘탈출’ 꿈꿨다
하이브 vs 민희진의 어도어 격돌
사실 관계 감사 질의서 답변 내일까지
뉴진스(위), 아일릿(아래)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아일릿도, 투어스도, 라이즈도 뉴진스를 베꼈다.”

국내 1위 엔터테인먼트사 하이브가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에 대한 감사에 착수, ‘경영권 탈취’의 물증이 될 수 있는 문건을 최소 3건 가량 확보했다.

23일 가요계에 따르면 하이브가 전날 어도어 전산 자산을 확보, 지난달 23일과 29일 각각 작성한 업무 일지를 입수했다.

23일자 문건에는 ‘어젠다’(Agenda)라는 제목 아래 ‘1. 경영 기획’ 등 소제목, 그 아래 ‘계약서 변경 합의’ 같은 세부 시나리오가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에는 ‘외부 투자자 유치 1안·2안 정리’라는 항목으로 ‘G·P는 어떻게 하면 살 것인가’ 하는 대목과 내부 담당자 이름도 적시돼 있다. G는 싱가포르 투자청(GIC), P는 사우디 국부펀드(PIF)라는 것이 업계 측의 해석이다.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 일부를 싱가포르 투자청이나 사우디 국부펀드에 매각하게 하는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문건이다.

뿐만 아니라 ‘하이브는 어떻게 하면 팔 것인가’ 하는 문장과 또 다른 담당자 이름이 적혀 있다. 어도어가 다양한 방식으로 하이브를 압박, 80%의 어도어 지분을 팔도록 하겠다는 정황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민 대표가 전날 제기한 빌리프랩 소속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의혹 역시 그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 대표는 최근 하이브 내부 면담 자리에서 “아일릿도 뉴진스를 베끼고, 투어스도 뉴진스를 베꼈고, 라이즈도 뉴진스를 베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29일자 문건엔 ‘목표’라고 적은 뒤, ‘궁극적으로 빠져나간다’·‘우리를 아무도 못 건드리게 한다’ 등의 내용이 적힌 것으로 파악됐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 [어도어 제공]

하이브와 민 대표와의 갈등 이면엔 K-팝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가 된 뉴진스의 성취에 따른 보상 수준의 입장차도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민 대표가 지난해 연말 기존보다 2배가 넘는 거액의 보상을 요구했고, 하이브가 이를 거부했다.

앞서 하이브는 전날 민 대표와 측근 A씨가 투자자를 유치하고자 대외비인 계약서 등을 유출하고,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주식을 팔도록 유도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는 이유로 어도어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하이브에서 이적한 A씨는 어도어 독립에 필요한 비공개 문서와 영업 비밀 등을 어도어 측에 넘겼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하이브는 입수한 정황 증거를 토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감사 질의서를 어도어와 민 대표에게 보냈다. 답변 시한은 24일 오후 6시다.

민 대표는 그러나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에 “어이없는 언론 플레이”라며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의 문화적 성과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항의가 어떻게 어도어의 경영권을 탈취하는 행위가 될 수 있냐”고 전면 부인했다.

하이브는 어도어 경영진 교체를 위한 임시주주총회도 소집할 계획이다. 하지만 어도어 이사회는 민 대표 측의 측근으로 채워진 만큼 소집 요구에 응할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주총 소집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법원에 주총 소집을 청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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