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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보다 큰 배꼽”…코리아세븐 CD·ATM 매각, 인수價 웃도는 운영자금에 난색
운전자본·CAPEX 예상치, 매도자 희망가 상회
VAN·위탁운영 사업구조 투자 진입장벽 높여
현금사용 줄어 매력도 낮아져…경쟁사업자 신규사업 확대로 선회
[세븐일레븐 매장 이미지]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코리아세븐이 현금지급기(CD)·자동입출금기(ATM) 사업부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인수·합병(M&A) 업계의 매물가치 평가가 엇갈린다. 전산 네트워크를 포함해 인프라·영업력을 갖춰 인수 매력도가 있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인수가를 웃도는 운영자금 부담이 불가피해 선뜻 투자에 나서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삼정KPMG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CD·ATM 사업부 매각을 위한 마케팅 작업을 진행해왔다. 코리아세븐은 편의점 세븐일레븐·미니스톱을 운영하는 롯데그룹 계열사다.

투자업계가 추산하는 CD·ATM 사업부의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비타)는 50억~60억원 가량으로, 이를 감안한 매도자 희망가는 500억원 내외로 파악된다.

다만 IB업계에서는 인수금액 이외에도 연간 400억~500억원 수준의 운전자본을 추가로 확보해야하는 부담 탓에 코리아세븐 CD·ATM 사업부 인수 검토에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전국 1만여개 롯데 CD·ATM 기기 내에 잉여현금이 불가피하게 묶여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7~8년 안팎의 기기 교체주기 또한 고려해볼만한 요소다. 대당 1000만원 수준인 롯데 CD·ATM 기기는 오는 2~3년 내 교체주기가 도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전개를 위한 운전자본과 기기·설비투자금 명목의 자본적지출(CAPEX) 예상금액을 감안하면 사실상 매도자 희망가를 웃도는 금액이 운영자금으로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처럼 독특한 CD·ATM 사업구조는 투자 진입장벽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히는데, 이는 결국 부가가치통신망(VAN)과 일괄관리(위탁)로 나뉜 사업 포트폴리오에 기인하기 때문이라는 관전평이 나온다.

VAN 사업은 편의점·지하철 등에 기기를 설치해 오프라인 금융거래가 발생하면 운영사와 수수료 수익을 나눠 갖는 구조다. 반면 일괄관리 사업은 기기를 위탁받아 관리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인데, 코리아세븐을 비롯해 효성그룹의 효성티앤에스(옛 노틸러스효성) 및 NICE그룹의 한국전자금융이 수년 전부터 CD·ATM 시장에서 경쟁구도를 구축해왔다. 효성티앤에스는 편의점 GS25(GS리테일), 한국전자금융은 CU(BGF리테일)과 각각 손잡고 있다.

CD·ATM 사업자로서는 현금보다는 스마트폰 계좌이체가 생활습관으로 자리 잡은 점 또한 부담거리다. 현금사용이 줄어드는 추세에 따라 매출을 늘리기보다는 이익 규모를 지키는 게 목표가 된 셈이다. VAN사가 운영하는 ATM은 2022년 전년대비 약 2% 증가한 5만여대로 집계돼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중에서 70%가 편의점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한국전자금융을 비롯한 CD·ATM 사업자는 무인주차장 및 전기차 충전기 등 신규 사업으로 수익 다각화를 도모하는 추세다. 증권업계에서는 신규 사업이 성장 모멘텀을 맞이하면 본업(CD·ATM)을 웃도는 실적 기여도를 기대해볼만하다고 전망한다.

경쟁사업자와 달리 코리아세븐은 편의점운영 법인 내 CD·ATM 사업부가 존재하는 구조다. 때문에 편의점사업 효율성 증대를 도모 해 온 롯데그룹 판단에 따라 CD·ATM 시장의 지형도가 바뀔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미니스톱과 세븐일레븐의 중복상권 정리를 비롯해 2022년 인수한 미니스톱 인수후통합(PMI)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고 전해진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CD·ATM 사업부의 기업가치를 높게 인정받겠다는 욕심보다는 편의점 본업을 위한 잉여현금 마련 차원에서 해당 사업부 매각을 추진 중”이라며 “사업 시너지를 낼만한 인수자를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aret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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