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일개 부대인데 美 제재 검토...이스라엘 ‘네자 예후다’ 어떤 곳? [세모금]
2022년 팔 계 미국인 학대 사망 사건 주범
초정통파 유대인 위한 부대…극우 정착민 유입
팔 주민에 실탄 발사, 전기 고문 등 자행
이스라엘 네자 예후다 대대 부대원들이 훈련 중 아침 기도를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이스라엘의 일개 부대가 자행한 인권 침해 행태가 미국과 이스라엘 간 동맹관계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초정통파 유대교에 근간을 둔 이 부대는 군사적 목표와는 관계 없이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인권 침해 행위를 자행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2일(현지시간) 미국이 이스라엘 방위군에 제재를 가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미국 매체 악시오스의 보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터무니 없는 일의 극치”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악시오스의 보도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저지른 인권침해 혐의로 기소된 초정통파 군사 조직인 네자 예후다 대대에 대한 제재를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인권침해 현황을 조사 중인 국무부 특별 패널은 몇달 전 블링컨 장관에게 네자 예후다 대대에 대해 리이히 법에 따라 제재를 가할 것을 권고 했다. 1997년 패트릭 리이히 상원의원에 의해 제정된 이 법은 미국의 대외 원조 및 국방부 훈련 프로그램이 인권 침해를 저질렀다고 의심되는 외국 군대나 경찰 부대를 훈련시키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2023 국가별 인권보고서’ 브리핑 현장에서 블링컨 장관은 그간 사실 관계 확인 등 절차를 진행해 왔다면서 “수일 내로 더 많은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최근 몇 주 동안 나는 미국 정부 고위 관료들과 대화하며 이스라엘 시민들에 대한 제재 부과에 반대해 왔다”고 썼다.

이스라엘 전쟁 내각의 일원인 베니 간츠는 블링컨 장관과의 통화에서 “제재 조치는 실수이며 하마스와 전쟁을 진행 중인 이스라엘의 정당성에 해를 끼칠 것”이라며 외교적 갈등을 예고했다.

1999년 창설된 네자 예후다 대대는 요르단강 서안 지구 중에서도 라말라와 제닌에서 주로 활동하는 초정통파 병사들로 구성된 특수부대다. 네자 예후다는 ‘영원한 유대’라는 의미다. 이 부대에는 서안 지구 내 정착민 출신의 급진적 우익 청년들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하아레츠는 이 대대에 대해 “군대의 규칙에 복종하지 않는 일종의 독립 민병대”라고 묘사했다. 일부 대원들은 허가 받지 않은 정착촌 전초 기지에 거주하는 것을 알려졌다.

2005년에는 대테러 부대 크피르 여단에 배속됐는데 이스라엘 군은 이 여단이 팔레스타인 테러리즘과의 전쟁의 최전선에 있다고 선전했다.

이 부대의 인권 침해가 주목받게 된 것은 지난 2022년 1월 80세의 팔레스타인 계 미국인 오마르 아사드가 사망한 사건 때문이다. 아사드가 당시 늦은 밤 서안지구 내 자신의 마을에 있는 검문소에서 네자 예후다 부대원들의 검문을 거부하자 부대원들은 그에게 수갑을 채우고 재갈을 물렸다. 이후 몇 시간 뒤 그는 심장마비로 사망한 채 발견됐다.

부대원들은 아사드가 의식이 없는 것을 알고도 그를 방치한 채 검문소를 정리해 자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손목에 찰과상을 입었고 눈꺼풀 안쪽에선 출혈이 발견됐다.

이스라엘 방위군은 부대 지휘관들을 즉각 해임했고 2년 간 어떤 지휘관직에도 임명되지 못하도록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계 미국인이 사망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세부 내용을 즉각 미국 측에 알리지 않으면서 미국 정부의 반발을 샀다.

2022년 한해에만 서안지구에서 약 146명의 팔레스타인 인이 살해됐는데 미 국무부는 이 과정에서 네자 예후다 대대가 대거 관여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인들의 시위 도중 비무장 민간인에게 실탄을 발사하거나 구금된 팔레스타인인을 전기 충격기로 고문하기도 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민주주의 증진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단체 DAWN의 사라 레아 휘트슨 전무이사는 “제재 조치가 내려진다면 중요하고 역사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why3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