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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병원 ‘소아 투석’ 의사 전원 사직서…환자들에 “병원 옮기세요”

의료진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서울대병원에서 어린이들의 신장질환을 치료하는 소아신장분과 교수들이 의대 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에 반대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신장분과 강희경·안요한 교수는 최근 환자들에게 오는 8월 31일까지만 근무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진료실 앞에 부착한 안내문에서 이들은 "저희의 사직 희망일은 2024년 8월 31일입니다"라며 "믿을 수 있는 소아 신장분과 전문의에게 환자를 보내드리고자 하니 희망하는 병원을 결정해 알려달라"고 안내했다.

안내문에 따르면 소아 신장질환을 볼 수 있는 전문의가 있는 병원은 서울에서 강북권 3곳·강남권 3곳 등 6곳이고, 경기권은 7곳, 이외 지역은 9곳이다.

이들은 "소변 검사 이상, 수신증 등으로 내원하는 환자분께서는 인근의 종합병원이나 아동병원에서 진료받으시다가 필요시 큰 병원으로 옮기셔도 되는 경우가 많다"며 "여러분 곁을 지키지 못하게 돼 대단히 죄송하다"고 했다.

소아청소년과 소아신장분과는 소아 신장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과목으로, 서울대병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소아청소년 콩팥병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에서도 소아신장분과 교수는 강희경·안요한 교수 2명이 전부다.

한편 서울대병원뿐만 아니라 또 다른 '빅5' 병원에서도 실제로 현장을 떠나려는 교수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 등 울산대 의과대학 산하 수련병원에서는 최세훈 흉부외과 교수를 비롯해 상당수 교수가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돌보던 환자들이 있어 쉽사리 나가지 못하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의료계에서는 오는 25일 무더기 사직이 현실화하지 않더라도, 현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 한 의대 교수들의 이탈이 지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우려한다.

정부는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지난 19일 2025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에 한해 증원된 정원의 50∼100%의 범위에서 신입생을 자율적으로 모집할 수 있도록 했으나, 의료계는 여전히 의대 증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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